투타 불균형이 하위권 팀의 특성이라고 하지만, 김한수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요즘 타선을 보면 가슴이 꽉 막힌 듯 답답할 것 같다. 1선발로 기대했던 앤서니 레나도가 빠진 마운드도 어렵지만, 타선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다. 타격코치 출신 사령탑이라고 해도 뾰족한 수가 없다. 8일 현재 1승6패, KBO리그 10개팀 중 공동 9위. 무기력한 타선이 초반 라이온즈를 어렵게 하고 있다.
지난 7경기에서 타선이 힘을 낸 건 두번이다. 지난 1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0-7로 뒤지다가 9회말 7점을 뽑아 9대9 동점을 만들었다. 상대 불펜을 무너트리며 어렵게 따라갔지만, 연장에서 흐름을 다시 내줬다. 2일 KIA전에선 17안타를 쏟아붓고 16점을 뽑았다. 지난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때 4~5선발 경쟁을 했던 상대 투수 김윤동, 홍건희를 맞아 기분을 냈다.
8일 현재 팀 타율 2할5푼, 팀 득점 27개로 나란히 6위 랭크. 아쉽긴 해도 중위권 공격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16점을 낸 2일 KIA전을 빼고 보면 다른 그림이 나온다. 6경기 팀 타율이 2할1푼5리이고, 11득점으로 경기당 1.8점을 냈다.
사실 데이터를 꼼꼼하게 따져볼 것도 없다. 삼성은 8일 kt 위즈전까지 최근 4경기 중 3경기에서 영봉패를 당했다. 지난 4일과 6일 LG 트윈스에 각각 0대11, 0대4로 완패했다. 상대 선발 차우찬, 헨리 소사에 눌려 힘을 쓰지 못했다. 8일 kt전은 0대1로 내줬다.
이 4경기 팀 타율이 2할이고, 장타율이 2할3푼8리, 출루율이 2할5푼2리다. 이 기간에 나온 장타는 3루타 1개, 홈런 1개뿐이고, 득점권 타율이 9푼1리에 불과하다. 찬스에서 철저하게 무기력했다. 주축타자 중 구자욱과 다린 러프, 백상원이 1할 타율을 밑돌았고, 이승엽과 이원석은 1할대에 머물렀다.
시즌 초반이지만 외국인 타자 러프의 활약이 아쉽다. 지난해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던 삼성은 지난 2월 중순 어렵게 러프를 영입했다. 총액 110만달러에 계약이 성사됐다. 김한수 감독은 시범경기를 마치면서 "타석에서 서두르지 않고 침착한 러프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 7경기를 보면, 적응에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지난 7경기에서 25타수 3안타, 타율 1할2푼. 홈런 2개-4타점을 기록하며 파워를 보여주긴 했지만, 정확성이 떨어진다. 삼진도 9개나 됐다.
팀당 144경기, 장기 레이스를 치르다보면, 선수 개인과 팀 전체 타격 컨디션이 오르락내리락 하게 된다. 늘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침체가 이어지다가도 언제든지 활화산처럼 타오를 수 있다. 다만, 기초 체력이 허약하다면, 침체기가 길어지고 스태미너를 기대하기 어렵다. 삼성의 초반 부진은 일시적인 현상일까, 아니면 일찌감치 민낯을 드러낸 것일까.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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