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쟤도 사람이긴 하구나라고 생각한 적이 있죠."
서울 삼성 썬더스의 이상민 감독이 얘기한 선수는 바로 외국인 센터 리카르도 라틀리프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지칠줄 모르는 체력으로 매경기 기대만큼의 활약을 해준다. 이 감독이 그의 체력이 떨어질 때도 있다고 생각한 때는 지난해 12월 초였다. 12월 1일 원주 동부와의 경기 후 하루 휴식후 3일 안양 KGC와 경기를 했고 바로 다음날 오리온과의 경기를 하는, 나흘 동안 3경기를 하는 살인적인 스케줄 앞에서는 라틀리프도 힘들어했다고. "쉬운 레이업도 못넣는 것을 보고 아 쟤도 힘들어하는구나 했다"라며 웃었다. 그런데 그날 팀이 패하긴 했지만 라틀리프는 20득점에 11리바운드를 기록했었다.
라틀리프는 이번시즌 정규리그 54경기 중 50경기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전경기서 두자릿수 득점을 했고, 50경기서 두자릿수 리바운드를 올렸다. 그만큼 꾸준했다.
삼성이 전자랜드와의 6강플레이오프를 5경기 모두 치르고 4강 플레이오프에 올라왔지만 라틀리프의 힘은 여전했다.
지난 11일 1차전에서 32분47초를 뛰며 33득점, 19리바운드를 올리며 팀의 78대61 대승을 이끌었던 라틀리프는 13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차전에서도 여전한 활약을 펼쳤다. 자신에게 찬스가 오면 슛을 던졌고, 오리온이 더블팀으로 그를 막으려 하면 무리하지 않고 수비가 빈 동료에게 패스를 하며 공격을 살렸다.
지치지 않은 라틀리프가 있어서 였을까. 삼성 선수들도 전혀 지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4쿼터에 더 힘을 냈다. 58-58, 동점으로 시작한 4쿼터 삼성은 임동섭 주희정 김준일 등이 3점슛을 맹폭하며 오리온의 기를 완전히 눌렀다. 그런 3점슛 찬스는 라틀리프라는 거물이 있음으로해서 완성될 수 있었다.
오리온은 4쿼터 후반 풀코트 프레스로 마지막 힘을 짜냈지만 삼성은 흔들리지 않았다. 3분을 남기고 79-69로 10점차. 81-74로 앞선 종료 1분34초를 남긴 시점에서 문태영이 U파울을 하며 위기에 빠지기도 했지만 불타오른 삼성의 기세를 오리온이 꺾지 못했다.
라틀리프는 21득점, 16리바운드로 맹활약했고, 문태영이 3점슛 4개 포함 18득점, 임동섭도 3점슛 2개 등 14득점을 했다. 노장 주희정도 3점슛 2개를 꽂으며 8득점으로 팀 승리에 힘을 더했다. 크레익(13득점)에 김준일(10득점)까지 주전 5명이 두자릿수 득점을 했다. 특히 외곽슛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삼성은 이날 3점슛만 무려 11개를 꽂으며 6개에 그친 오리온을 누를 수 있었다.
오리온은 1차전때 부진했던 바셋이 2,3쿼터에 11득점을 하며 분위기를 띄웠지만 4쿼터 들어 에이스인 애런 헤인즈가 힘을 쓰지 못하고, 슛 성공률이 떨어지며 삼성을 쫓아가지 못했다.
삼성이 2016∼2017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84대77으로 승리하며 2연승을 해 챔프전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고양=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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