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속의 선수' '두산의 민간신앙' '인간승리의 아이콘'
모두 두산 베어스 투수 성영훈을 일컫는 닉네임들이다. 두산의 불펜이 주춤할 때 두산 팬들은 자주 '성영훈'을 언급한다. 그만큼 팬들의 기대를 모으게 하는 투수가 성영훈이다.
그런 그가 지난 19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앞서 1군 엔트리에 등록됐고 곧장 마운드에 올랐다. 2536일만에 서본 1군 무대였다.
지난 2009년 1차 지명으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성영훈은 당시 154㎞를 던지는 우완 정통파 투수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지난 2010년 우측 팔꿈치 부상을 극복하고 난 후에는 곧장 군입대를 해야했고 군에서 제대한 이후에는 어깨 인대 손상으로 마운드에 제대로 서지 못했다. 류현진이 지난 2015년 받은 수술과 같은 수술이었다. "뼛조각을 깎고 관절을 청소하는 수술이었어요."
지난해에도 퓨처스리그 3경기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여기저기 근육통이 찾아왔다. "공을 안던지다 던지니까 이곳저곳이 아프더라고요."
성영훈은 "아픈 게 길어지다 보니 자신감이 떨어지는 것이 가장 문제 였다"고 말했다. "병원에서는 괜찮다는데 저는 계속 아팠거든요. 작년에는 그나마 괜찮았어요. 공이라도 던질 상황이 됐으니까요." 부상은 치료하면 되지만 떨어진 자신감은 본인이 찾아오는 수밖에 없었다.
오랜 재활의 끝은 올해 4월 30일이었다. 그는 퓨처스리그 LG 트윈스 전에 등판해 1이닝 2안타 1실점했다. 성영훈은 한가지만 생각했다. "그만둘 때 그만두더라도 '한 번은 1군에 서서 던져보고 그만두자'는 생각이었어요." 그렇게 이를 악물고 재활을 했고 1군에 올라올 수 있을 정도의 몸상태를 만들어놨다. "이제 얼마나 잘해야지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아요. 어렸을 때는 욕심도 많았는데 이제는 아프지 않고 오래 야구를 했으면 좋겠어요."
성영훈은 19일 KIA전에서 선발 박치국에 이어 5회 마운드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처음 팔꿈치 부상을 당한 지난 2010년 6월 9일 성영훈의 마지막 등판도 광주 KIA 전이었다.
이날 첫 타자 서동욱을 볼넷으로 출루시킨 성영훈은 김주찬 타석에서 기습 도루를 하는 서동욱을 2루 견제 아웃시켰다. 이어 김주찬과 나지완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해 이닝를 마쳤다. 총 21개의 공을 던져 1볼넷 무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7년 만에 등판치곤 꽤 괜찮은 호투였다. 하지만 성영훈은 이제 시작이다. 두산의 마운드에서 그가 흔들리지 않고 타자를 제압하는 모습을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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