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었는데…."
이찬동(24·제주)의 머릿속이 복잡했다. 여러 가지로 아쉬웠다.
이찬동은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19라운드 원정경기 선발로 출전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이찬동은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허리 싸움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결과는 안 좋았다. 제주는 후반 30분 김민우에게 실점하며 0대1로 무너졌다. 이찬동은 90분 풀타임을 뛰었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이찬동은 "팀이 초반에 잘 나가다가 힘든 상황이 됐다. 이번 시즌 제주에 오면서 큰 힘을 보태고 싶었는데 내가 부족해서 팀이 힘든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시즌 초반 전북을 누르고 리그 단독 선두 질주를 하던 제주는 어느새 6위까지 추락했다.
수원전 패배가 더 쓰린 이유가 있었다. 이날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이 경기장을 찾았다. 선수 확인 목적이다.
이찬동은 '신태용의 아이들' 중 하나다. 이찬동은 신 감독이 이끌던 23세 이하(U-23) 대표팀에 승선하면서 태극마크와 인연을 시작했다.
이찬동은 신태용호의 허리를 책임졌다. 공격 축구를 지향하는 신 감독의 전술, 이찬동은 궂은 일을 담당했다. 몸을 날리는 건 기본, 상대 선수와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찬동은 신 감독의 손을 잡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무대도 밟았다. "지금 생각해도 꿈만 같은 경험이다. 더 올라가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좋은 공부가 됐다."
소중한 경험을 안겨준 은사의 방문에 이찬동은 긴장했다. "전보다 더 강해진 모습, 더 나아진 기량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최선을 다 했는데 아직도 채워야 할 게 많은 것 같다"며 웃었다.
팀의 부진은 가슴 아프다. 더욱이 은사 앞에서 당한 패배. 하지만 이찬동은 웃는다. 이찬동은 "같은 팀이라서가 아니라 제주 선수들의 기량이 정말 뛰어나다. 선수 한 명 한 명이 클래식 최정상급 실력을 갖췄다. 함께 생활하고 훈련하고 경기 뛰면서 배우는 게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더 발전해서 제주에 도움을 준다면 분명 팀도 올라갈 것"이라며 "성장하고 또 성장하면 성적도 좋아지고 신 감독님께서도 예쁘게 봐주시지 않을까 한다"며 해맑게 웃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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