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이 100% 맞아 떨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올 시즌 삼성 라이온즈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특히 전력의 기본이 되는 마운드 구상이 크게 흔들렸다. 1선발로 영입한 외국인 투수 앤서니 레나도는 기대에 못 미쳤고, 재크 페트릭도 좋은 점수를 받긴 어렵다. 지난해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으로 곤욕을 치렀는데, 말끔하게 떨치지 못했다.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한 우규민 또한 아쉬움이 있다. 4~5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장원삼은 부진이 이어져 불펜으로 이동했다. 선발 자리를 지키지 못했으나 구원투수로 꾸준히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변화에 따른 성공 사례로 봐도 될 것 같다.
예상이 흔들리면 새로운 방법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소득이 있었다. 김상진 투수코치는 전반기를 돌아보며, 백정현과 장필준, 최충연을 애기했다.
불펜투수로 개막을 맞은 백정현은 선발로 보직을 바꿔 '백기사' 역할을 했다. 구멍난 선발 로테이션에 임시 선발로 들어갔는데,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10일 현재 23경기에 등판해 5승1패2홀드, 평균자책점 3.95. 잠시 부상 공백이 있었지만, 복귀해서 씩씩하게 던져줬다. 부상에서 돌아와 선발로 나선 지난 주 두 경기에서 2승을 거뒀다. 4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6이닝 1실점, 9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6⅓이닝 2실점 호투를 펼치고 팀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주 삼성이 거둔 3승 중 2승을 책임졌다.
프로 3년차 장필준도 인상적이었다.
4월 16일 1군에 합류해 불펜 주축투수로 뒷문을 책임지고 있다. 삼성 코치스태프가 당초 구상했던 마무리는 심창민이었는데, 현재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9일 넥센전까지 31일까지 31경기에 나서 4승5패11세이브, 평균자책점 4.35를 마크했다.
고졸 2년차 최충연의 성장 또한 고무적이다.
부상으로 빠진 레나도 대신 로테이션에 들어간 최충연은 선발로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불펜투수로 돌아간 후 힘을 냈다. 최충연은 구원투수로 14경기에 등판해 2구원승1홀드(3패),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했다.
백정현-장필준-최충연이 없었다면? 생각하고 싶지 않은 가정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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