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프로야구의 '명문' 삼성 라이온즈와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올해 전반기에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개막전부터 10경기에서 1승9패를 기록한 삼성은 1982년 팀이 출범한 후 최악의 출발을 했다. 3~4월 26경기에서 4승2무20패, 승률 1할6푼7리. 추락을 거듭해 바닥을 뚫을 기세로 내려앉았다. 대형 내부 FA(자유계약선수) 최형우, 차우찬이 이적해 전력 약화가 불가피했다고 해도, 충격적인 결과였다. 뭘 해도 안 되는 최악의 상황에서 시즌 100패를 걱정해야하는 신세가 됐다.
영원한 우승 후보 요미우리도 그랬다. 요미우리는 지난 5월 25일 한신 타이거즈전부터 6월 8일 세이부 라이온즈전까지 13연패를 당했다. 1975년 당한 11연패를 넘어, 1934년 팀 창단 후 83년 만의 최다 연패였다. 퍼시픽리그와 인터리그(교류전)에서 6승12패, 일본 프로야구 12개팀 중 10위에 그쳤고, 센트럴리그 5위로 떨어졌다. 5월 말 인터리그가 시작되기 전까지 리그 1위 히로시마 카프와 격차가 5.5게임이었는데, 인터리그를 마친 시점에서 11.5게임으로 벌어졌다.
부진의 원인은 조금 달랐다. 2010년대 들어 페넌트레이스 5연패, 한국시리즈 4연패를 달성한 삼성은 우승 압박을 내려놓고 리빌딩과 체질 개선, 모기업 의존도 줄이기를 강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전보다 전력을 유지를 위한 투자가 줄었고, 외국인 선수들이 초반 부진했다. 요미우리는 주력 투수들의 부상과 컨디션 난조에 덜미를 잡혔다.
시기는 차이가 있으나, 두 팀은 차근차근 반등의 발판을 만들었다. 삼성은 5월을 기점으로 어둠의 터널에서 벗어났다. 5월에 11승13패, 승률 4할을 기록하더니 6월 13승1무12패로 5할 승률을 넘었다. 7월 11경기에선 6승(5패)을 거뒀다. 지난 6월 21일 LG 트윈스전에서 이겨 시즌 초반부터 짓누르던 꼴찌의 멍에를 벗어던졌다.
전반기 마지막 9경기에서 5승4패. 지난 13일 kt 위즈와 전반기 최종전에서 8-5로 앞서다가 9회말 4실점해 역전패를 당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마지막 3연전을 산뜻하게 위닝시리즈로 끝냈다.
6월 말부터 7월 초에 걸쳐 4연패를 당하며 비틀댔던 요미우리도 기분좋게 전반기를 마감했다. 지난 4일 히로시마전부터 전반기 마지막 9경기에서 7승(2패)을 챙겼다.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에 1.5게임 뒤진 4위로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았다. 2007년 리그 1~3위가 출전하는 클라이맥스시리즈가 도입된 후 지난해까지 매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13연패를 당했을 때 B클래스(4~6위)가 굳어지는 듯 했는데, A클래스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요미우리는 17일 주니치 드래곤즈를 5대1로 제압하고 산뜻하게 후반기를 시작했다. 최근 10경기에서 8승2패, 가파른 상승세다.
아래를 신경쓰던 삼성은 이제 위를 바라보고 있다. 10위 kt 위즈에 5.5경기 앞선 9위로 후반기를 시작한다. 8위 한화 이글스와 2,5경기차. 당장 현실적인 목표는 8위다.
지옥같은 부진을 겪은 삼성과 요미우리가 어느 위치에서 시즌을 마칠 지 궁금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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