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이유리가 인생 캐릭터를 추가했다.
KBS2 주말극 '아버지가 이상해'의 히로인은 이유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유리는 극중 잘 나가는 변호사이자 변씨 집안의 맏딸인 변혜영 역을 맡아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현실적이고 냉정해 보이기도 하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는 진정한 걸크러시 캐릭터로 시청자의 마음을 함락시킨 것.
변혜영은 차정환(류수영)과의 동거 및 결혼 인턴제로 달라진 요즘 세대의 결혼관을 대변하는 한편 여전한 고부갈등으로 대한민국 가정사에 풀리지 않는 고질병을 그려냈다. 최근 2030 여성들이 가장 많이 하는 고민과 맞닥뜨린 문제를 정확히 짚어내는 그의 모습에 시청자 호감도는 날로 높아졌다. 더욱이 이유리의 능청스러울 정도로 자연스러운 연기는 캐릭터에 생동감을 더하고 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법으로 김유주(이미도)의 결혼식 민폐 하객 작전을 펼 때는 배꼽 빠지게 하는 코믹 연기로, 차정환 및 시어머니와의 갈등을 그려낼 때는 나도 모르게 감정이입하게 만드는 자연스러운 일상 연기로, 전문직 여성으로서 일을 할 때는 똑 부러지는 당찬 연기로 상황별 캐릭터의 특성을 정확히 표현한다. 30일 방송은 그런 변혜영의 종합적인 매력이 아주 잘 살아난 예다.
아버지 변한수(김영철)의 비밀을 모두 알게된 변혜영은 "그래도 말씀 하셨어야죠. 제가 사법고시 본다고 했을 때 그래도 말씀 하셨어야죠. 안배우가 아버지가 아빠란 사실을 알고 이 집에 찾아왔을 때 말씀 하셨어야죠. 우리는 그것도 모르고 안배우를 구박했는데. 어떻게 이런 끔찍한 일을 숨기려 하셨어요. 제가 아는 엄마 아빠는 이런 일을 숨길 수 있는 분들이 아닌데 어떻게. 많이 미안해 하셔야 돼요. 그랬으면 제가 이렇게 기고만장해서 잘난척 하며 살지도 않았을 거고 나에게는 티끌하나 없는 사람처럼 남들에게 지적질 해가며 까불지도 않았을 거고 법조인을 꿈꾸고 심지어 판사까지 꿈꾸고. 제가 지금 당황스럽고 힘든 게 뭔지 아세요. 아버지는 제 삶의 이정표 같은 분이셨어요. 엄마는 제 인생의 롤모델 같은 분이셨다고요. 항상 두 분이 최선을 다하시고 성실한 그 모습이 제 긍지고 자부심이었다고요. 그래서 두 분 사랑하고 존경하면서 저도 힘내면서 살았는데 제 삶에 지표를 잃어버린 느낌이에요. 엄마 아빠가 너무 낯설어요. 다 사라져버린 것 같아요"라며 오열했다.
하지만 무너져내린 것도 잠시. 나영실(김해숙)을 통해 변한수가 왜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알게 된 변혜영은 예전의 당당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변한수가 경찰에 자수하자 경찰서로 찾아가 "수고하십니다. 변한수 씨 변호사 변혜영입니다"라며 담당 수사관에게 악수를 청했다.
그동안 이유리의 대표 이미지는 MBC '왔다! 장보리'의 표독스러운 악녀 연민정이었다. 워낙 캐릭터가 보여준 이미지가 강렬했던 탓에 연민정 이후 수많은 캐릭터를 만났음에도 그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변혜영은 다르다. 공과 사를 정확히 구분하고 사리 분별도 밝으며 자신의 의견을 당당히 피력하는 신여성으로 걸크러시 매력을 분출한다. 그래서 시청자는 변혜영이 또 한번 사이다 활약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전과자가 된 아버지를 구해내고, 이 과정에서 충격적인 진실로 벌어진 가족의 균열을 봉합하고 차정환과의 진정한 사랑에 결실을 맺길 바라고 있다. 이러한 변혜영의 활약이 이어진다면 '아버지가 이상해'가 추구하는 '진짜 가족애'에 관한 메시지도 보다 진정성을 가질 수 있을 전망.
연민정을 넘은 '갓유리'가 한없이 무거워져 버린 '아버지가 이상해'의 가족애와 훈훈한 정서를 되살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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