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는 '한국의 오타니'가 될 수 있을까.
오랜만이다. 아직 프로 지명도 받지 않은 고등학생 야구 선수에 대한 관심이 무척 뜨겁다. 그 주인공은 서울고 강백호. 내달 11일 개최 예정인 2차 신인드래프트에서 어느 구단이 강백호를 지명할 지가 관심사다.
강백호는 인기 농구만화 '슬램덩크'의 주인공 강백호와 이름이 같아 일단 스포츠팬들에 호감인데다, 고등학생답지 않은 엄청난 파괴력을 갖고 있다. 2015년 고교 1학년 때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청룡기 대회에서 구장 개장 후 첫 홈런타자로 이름을 남겼다. 고교 3년간 10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상대팀들을 떨게 했다. 타격 매커니즘이 이미 프로선수급이라는 스카우트 평가가 많다. 포수 마스크를 쓸 수 있고, 여기에 투수까지 가능하다. 투수도 보통 투수가 아니다. 벌써 150km 가까운 공을 던진다. 아직 고등학생이기에 세밀하게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지만, 엄청난 원석이라는 건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아직 2차 신인드래프트까지 많은 시간이 남았지만, 벌써부터 1군 경기가 열리는 덕아웃에서 강백호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온다. 감독들도 관심이 많다. kt 위즈 김진욱 감독은 "정말 오랜만에 팬들의 관심을 모으는 선수가 나왔다. 입단 하기도 전에 이런 관심을 받는 선수라면 실력 이외 연봉 가치가 있다"고 말하며 "어떤 팀을 가는지, 타자를 시켜야 할 지 투수를 시켜야 할 지는 나중 얘기지만 오타니 쇼헤이(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처럼 투-타 겸업도 괜찮을 것 같다. 타자로 주로 뛰되, 등판할 투수가 마땅치 않을 때 잠깐씩 던지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도 "오타니처럼 해보는 게 선수에게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3년 정도 양쪽 포지션을 다 경험해보며 자신이 나중에 어떤 쪽으로 나아갈 지 선택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하며 "그렇게 되려면 당장 우승을 노려야 하는 강팀 보다는 만들어지고 있는 팀에 가는 게 선수에게 도움이 될 것 이다. 우승에 도전하는 팀들은 그런 실험을 하게 해줄 여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양 감독은 "방망이도 잘 치지만, 던지는 것도 예사롭지 않더라. 힘을 모아 던질 줄 안다. 조금만 다듬으면 투수로도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KBO리그에서는 최근 투-타를 겸업한 사례가 없다. 초창기 김성한(당시 해태 타이거즈)이 투-타 겸업을 했다. 82년에는 3할-10승을 동시에 달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이후 야구가 전문 분업화 되며 투-타 겸업 선수는 나오지 않았다. 타자를 하다 투수를 하고, 투수를 하다 타자로 변신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동시에 양포지션을 소화하는 선수는 없었다.
그리고 최근 일본프로야구를 지배한 오타니 때문에 투-타 겸업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만약, 강백호가 프로 무대에서 투-타를 겸업 한다면 팀 전력 측면을 넘어 프로야구에 엄청난 흥행 요소로 부각될 수 있다.
선수 본인은 타자로서 프로에 데뷔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어느 팀에 가느냐, 어떤 지도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선수의 운명이 갈릴 수도 있기에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한다. 지난해 최하위 kt가 가장 먼저 지명권을 사용할 수 있다. kt는 당초 1군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되는 미국 출신 투수 김선기 지명을 염두에 뒀었으나, 최근 강백호에 대한 관심이 워낙 뜨거워 마지막까지 신중한 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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