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이 2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마침 이날은 한국 야구 대표팀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9전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획득한지 딱 9년이 되는 날이다.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이듬해부터 8월23일은 '야구의 날'로 지정됐다. 이승엽은 베이징 올림픽 멤버였다. 무엇보다 4강에서 만난 일본을 상대로 때려낸 8회 2점 홈런은 팀을 결승으로 이끌었다. 대회 내내 부진했던 이승엽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한 방을 쳐냈다. 그리고 올해는 이승엽의 마지막 시즌. 고척돔에서의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영광의 그날을 떠올렸다.
-고척돔 은퇴 투어 경기가 마침 야구의 날이다. 베이징 올림픽의 추억이 있다면.
당시 경기를 할 때, 관중석에서 못하니까 빠지라고 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안 좋은 기억은 빨리 잊어버려야 하는데, 기분이 안 좋았다. 사실 금메달을 딴 것 보다도 더 기억에 남는다. 또, 넥센 (이)택근이가 당시에는 백업이었다. 선수들이 감기에 걸리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니, 우리가 자고 있으면 와서 에어컨도 꺼줬다. 궂은 일을 많이 했다. 그렇게 선, 후배가 한 팀으로 융화가 잘 되니, 성적도 잘 나온 것 같다.
-야구 인생에서 차지한 비중도 클 것 같다.
엄청나다. 사실 7승을 할 때까지 아무 것도 한 게 없었다. 일본전 홈런 하나가 임팩트가 강했다. 많은 분들이 기억해주신다. 이전까지는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 대회를 치른 보름 정도가 힘들면서도, 마지막에 웃을 수 있었던 때였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내 인생의 10% 이상이 되는 것 같다.
-당시 눈물도 보였다.
야유를 받았던 것에 대해 울분을 터뜨렸다고 보면 된다(웃음). 올림픽 참가 여부도 많이 고민을 했었다. 어렵게 참가를 하게 됐고, 국가를 대표해서 나갔는데, 원했던 만큼 성적이 안 나왔다. 민폐가 아닌가 생각도 들었다. 굉장히 힘들었으나, 마지막 타석 홈런은 야구 인생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만든 홈런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일본에서도 돔구장을 써서 인연이 많다.
돔을 좋아한다. 원래는 조명이 어두워서 안 좋아했고, 성적도 사실 좋지 않았다. 그런데 적이 되니 편해지더라. 피로감이 덜 한 것 같다. 해나 바깥 공기의 영향을 받지 않으니, 체력 관리에 도움이 된다. 돔은 좋다. 또 이런 새 구장은 예전에는 한 번도 생각지 못했다. 프로야구 선수로서, 이런 좋은 구장을 만들어 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건, 한국 야구가 많이 발전했다는 것이다.
-은퇴를 앞두고 경기 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제 29경기, 한 달 정도 남았는데, 많이 아쉽다. 끝나면 더 이상 야구를 할 수가 없다. 은퇴를 하면, 아침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아쉽고, 짠하다. 잊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넥센은 어떤 팀이었는가.
젊고 타격이 좋은 팀이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많이 하고, 전력에 비해서도 좋은 성적을 내는 팀이다. 배워야 할 점이 많고, 공부가 되는 팀이다.
고척=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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