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인생에 축구를 빼면 아무 것도 없어요. 더욱 열심히 뛰어야죠."
최오백(25·서울 이랜드). 이름은 물론 얼굴조차 낯선 3년차 신인이 화제다. 매 경기 깜짝 스토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최오백은 23일 아산전에서 프로 첫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26일 펼쳐진 '1강' 경남전에서도 짜릿한 결승골을 성공시킨 뒤 주먹을 불끈 쥐었다. 김병수 이랜드 감독이 "정말 잘해주고 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정도.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환호했고, 경기 후 수훈선수 인터뷰도 했다.
축구 인생 10년 만에 처음 맛본 스포트라이트다. 중학교 시절 본격적으로 축구를 시작한 최오백은 10년 넘게 축구를 했지만, 단 한 번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그가 걸어온 길은 소위 말하는 '메이저'와 거리가 멀었다.
울진중-평해공고-조선대를 거친 최오백은 연령별 대표팀 한 번 경험하지 못했다. 2015년 우선지명으로 이랜드에 입단하기 전까지는 '메이저'와는 거리가 있는 삶이었다. 이랜드 입단 후에도 두 시즌 동안 리그 25경기에 출전, 2골-5도움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올 시즌 역시 부상으로 한동안 재활에 매진했다.
이를 악물었다. 인생의 나침반이자 자존심인 축구만큼은 놓칠 수 없었기 때문. "저는 나쁜 길로 빠지려면 얼마든지 나쁜 길로 빠질 수 있는 상황이었어요. 부모님께서 이혼하신 뒤 혼자 살아야 했거든요. 방황도 많이 했어요. 그러나 중학교 때 본격적으로 축구를 시작하면서 중심을 잡게 됐어요. 솔직히 축구를 하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주변 선생님들께서 많이 도와주셨죠. 덕분에 프로까지 오게 됐어요. 제 인생에 축구를 빼면 아무 것도 없어요."
축구가 전부인 삶. 다른 생각을 해본 적도 없다. 그래서 지금의 환희와 환호도 그저 낯설게 느껴질 뿐이다. "팀은 4연승을 하고, 저는 해트트릭을 했어요. 뭐가 뭔지 아직 잘 모르겠어요. 얼떨떨해요. 저는 그저 제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다른 선수들처럼 뛰어난 기량을 가진 것도 아니에요. 그냥 성실하게, 열심히 뛰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목표도 또렷하다. "우리 팀이 올 시즌 초반에는 성적이 좋지 않았어요. 선수들이 많이 답답해했어요. 더욱 높은 순위로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훈련 때 아주 사소한 것부터 더욱 집중해서 했죠. 선수들이 힘을 모아 경기장에서 뛰는 것이 결과로 따라온 것 같아요. 앞으로도 계속 좋은 결과를 가지고 오고 싶어요. 한발 더 뛰면서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축구가 잡아준 인생, 그래서 더욱 열심히 뛸 수밖에 없다는 최오백. 그는 다음달 2일 수원FC전에 출격 대기한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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