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지만 희망을 본 시즌이다. SK 와이번스의 2018년이 기대되는 이유다.
SK의 2017년이 마무리 됐다. 정규 시즌 5위로 가을행 막차를 탄 SK는 5일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렀다. SK가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2경기를 이겨야했던 상황. 불리한 여건 속에서 첫 경기에 '에이스' 메릴 켈리를 앞세웠지만, 켈리가 무너지면서 완패를 당했다. "내일 또 보자"던 트레이 힐만 감독의 인사도 패배와 함께 사라졌다. 아주 짧게 가을 야구를 맛 본 SK는 패배가 확정되자마자 짐을 싸 인천 홈으로 돌아갔다. 올 시즌 마무리다.
걱정도, 불안도, 아쉬움도 많은 시즌이었다. 지난해 김용희 감독과 계약 기간이 끝난 SK는 외국인 감독 선임이라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일본시리즈 우승 경력까지 있는 힐만 감독을 영입했고, 넥센 히어로즈 감독 출신인 염경엽 전 감독이 신임 단장 자리에 올랐다. KBO를 누구보다 잘 알고있는 단장과 다양한 야구 경력이 있는 감독이라는 신선한 체제로 2017시즌을 야심차게 출발했다.
개막 6연패를 당할 때까지만 해도 불안감이 컸지만, SK는 저력을 발휘했다. KIA 타이거즈, NC와 함께 시즌 초반 3강 체제를 구축하며 3위를 달렸다. 특히 SK의 올 시즌 최대 소득은 강타선 구축과 박종훈, 문승원의 성장이다. 최 정, 정의윤에 이어 한동민과 김동엽이 중심 타자로 확실히 자리매김 하면서 타선의 무게감이 한층 더해졌다. 고민이었던 1번 타자 자리는 트레이드로 이적해온 노수광이 꿰찼고, 나주환과 더불어 상대를 괴롭힐 수 있는 '테이블 세터'로 성장했다.
또 기대주였던 박종훈과 문승원이 선발 투수로 도약한 시즌이었다. '제구 불안'이라는 만년 숙제를 떨쳐낸 박종훈은 12승 투수로 거듭났고, 문승원 역시 6월 이후 안정감이 생기더니 후반기에 훨씬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수비력으로 홈에 안정감을 더해준 이성우와 공격형 포수 이재원 그리고 이홍구까지. 3포수 체제도 SK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물론 더 보완해야 할 점도 있다. 지지부진한 국내 선발 투수들의 활약과 더딘 불펜 투수들의 성장이다. 시즌 초반 SK가 흔들렸던 가장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뒷문 불안'이다. 서진용과 박희수가 마무리를 맡았지만, 실점율이 높아 역전패를 허용하는 경기가 많았다. 또 홈런 아니면 점수가 나기 힘든 타선의 약점도 보완해야 한다. 팀 홈런은 234홈런으로 역대 신기록을 작성하며 압도적 1위를 차지했지만, 타선의 응집력이 떨어져 압도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SK는 희망을 봤다. 7,8월 팀 성적이 떨어지며 7위까지 밀려났을 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마무리 되는듯 싶었다. 그러나 쟁쟁한 5강 경쟁팀 가운데, 치고 올라온 팀이 바로 SK였다. 또 내년이면 '에이스' 김광현이 재활을 마치고 돌아올 수 있다. 단 한명의 합류라도 팀 마운드는 훨씬 높아진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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