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극장의 최종 주인공은 페루였다.
페루가 칠레를 밀어내고 2018년 러시아월드컵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페루는 11일(한국시각) 수도 리마의 나시오날 스타디움에서 가진 콜롬비아와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남미지역 예선 최종전에서 1대1로 비겼다. 이날 무승부로 승점 26(골득실 +1)이 된 페루는 브라질에 0대2로 완패한 칠레(승점 26·골득실 -1)를 골득실로 밀어내고 5위를 차지해 오세아니아 예선 우승팀과의 홈 앤드 어웨이 대륙간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반면 2015~2016년 코파아메리카 2연패를 달성했던 칠레는 이변의 희생양이 되면서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게 됐다.
남미예선은 최종전까지 피를 말리는 승부였다. 3위 칠레와 7위 파라과이 간의 승점차는 불과 2점. 최종전 결과에 따라 순위가 요동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칠레는 최소 무승부 이상을 거둬야 본선행을 확정할 수 있었고, 페루는 콜롬비아를 무조건 이겨야 하는 승부였다. 브라질과 맞붙는 칠레의 열세가 예상됐으나 코파아메리카에서 드러난 조직력과 기량, 이미 본선행을 확정 지은 브라질의 떨어지는 동기부여가 칠레의 승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브라질은 승부에 충실했다. 후반 10분 파울리뉴의 선제골에 이어 2분 뒤 가브리엘 헤수스까지 추가골을 터뜨리며 칠레는 승점 추가가 난망해졌다. 하지만 같은시간 페루도 콜롬비아의 하메스 로드리게스에게 실점하면서 칠레가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가져가는 듯 했다.
승부의 여신은 페루의 손을 들어줬다. 후반 31분 페루의 파올로 게레로가 동점골을 터뜨리면서 칠레는 다급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그러나 칠레는 후반 45분 헤수스에게 쐐기골까지 얻어 맞았고, 추격골을 넣지 못하면서 결국 페루에게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넘겨준 채 탈락하는 아픔을 맛봤다.
최종전 결과 브라질과 우루과이, 콜롬비아, 아르헨티나가 본선에 직행하고 페루가 플레이오프에 나서게 됐다. 페루는 오세아니아 챔피언 뉴질랜드를 상대로 지난 1982년 스페인 대회 이후 36년 만에 본선행에 도전하게 됐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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