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해서 속으로 욕했어요. 참 쉽지 않네요."
이번 시즌 창원 LG 세이커스 사령탑으로 데뷔한 현주엽 감독이 개막전부터 승리를 거머쥐었다. 역전을 당한 경기를 4쿼터에 다시 뒤집으며 힘겹게 따낸 승리였다. 그래서인지 경기를 마치고 인터뷰장에 들어온 현 감독의 얼굴은 땀에 젖은 채 약간 상기돼 있었다. 목소리도 조금 쉰 듯 했다. 하지만 입가에는 옅은 미소가 달려 있었다. 당연한 일이다. 어쨌든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기 때문이다.
현 감독은 첫 승 소감으로 "승리하기가 쉽지 않네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처음에 분위기가 좋게 가서 쉽게 끝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오리온이 외곽플레이 잘하고 외국선수들도 한국농구에 적응을 잘해서 고전했다. 그래도 우리 선수들이 4쿼터에 집중력을 발휘했고, 턴오버 속공이 잘 연결해서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나 한다"며 경기를 복기했다.
이날 LG는 1쿼터를 20-10으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2, 3쿼터에 고전한 끝에 결국 3쿼터를 59-60으로 역전 당한 채 마쳤다. 이에 대해 현 감독은 "2, 3쿼터는 외국인 선수 2명이 뛰어야 하는데 우리로서는 뻑뻑할 수 밖에 없다. 대체 선수와 손발을 맞춘 지 며칠 안돼서 예상대로 어려웠다. 외국인 1명이 뛰는 1, 4쿼터가 오히려 수월했다"면서 "아쉬운 장면이 많아서 보완을 많이 해야할 것 같다. 마무리가 깔끔했어야 했는데 아쉽다"고 덧붙였다.
현 감독은 경기 내내 목소리를 높이며 선수들을 지도했다. 땀도 많이 흘렸다. 이에 대해 현 감독은 "솔직히 밖에서 볼때 편하게 얘기한 편이다. 그래서 이상민 감독이나 추승균 감독 등 친한 선배들에게 농담도 많이 했다. 결국 남의 일이다보니 쉽게 말할 수 있던 것 같다. 정작 감독은 신경써야 할 것도 많고, 고민도 많다. 또 짧은 순간에 선택해야 한다. 확실히 밖에서 볼 때와 안에 있을 때 차이가 많이 있다. 막상 (감독)해보니까 선수 때보다 땀을 더 많이 흘리게 된다"고 데뷔전 심경을 토로했다.
승리의 쾌감은 어땠을까. 현 감독에게 경기 종료 버저가 울린 순간 어떤 생각이 들었는 지 물었다. 기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현 감독은 "솔직히 속으로 욕했어요"라는 의외의 답을 했다. 생각만큼 풀리지 않는 경기, 생각보다 더 어려운 감독직에 순간 욕이 치올랐던 것. 특별한 대상을 향한 건 아니었다. 현 감독은 "솔직히 선수 때는 1승 정도는 마음먹고 뛰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감독으로서는 정말 하기 쉽지 않은 것이더라. 선수들에게 고맙다. 첫 경기 부담이 많이 돼서 신경을 썼는데, 선수들이 들었다놨다 하는 것 같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고양=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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