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우승하고 싶다"던 KIA 타이거즈 베테랑 이범호(36)가 드디어 2000년 프로 데뷔 후 처음 우승을 맛봤다.
KIA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7대6으로 이겼다. KIA는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통합 우승을 확정지었다. 한국시리즈 11번째 우승이다. 마지막이 된 5차전을 승리로 이끈 건 이범호의 홈런 한 방이었다. 한국시리즈에서 다소 부진했던 이범호지만, 중요한 순간 만루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로써 이범호는 '우승'이라는 가장 큰 목표를 이뤄냈다.
KBO 통산 만루 홈런 16개로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는 이범호는 3회 2사 만루상황에서 니퍼트의 가운데 몰린 초구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고 잡아 당겨 그랜드슬램을 만들어냈다.
이 홈런 한방으로 이범호는 5차전 데일리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다음은 이범호와의 일문일답.
-우승 소감은.
너무 힘들게해서 팬들이나 코칭스태프들에게 미안했는데 홈런 하나 쳐서 팀 우승에 보탬된것 같아 기분 좋다. 우승이란게 이런것이구나라는 걸 느끼고 있다.
-감독은 이범호가 힘들거라고 말했었다.
난 못할 줄 알았다. 밸런스도 별로 안좋았다. 선수를 만들고 기를 모아주는 것은 우리 팀 코칭스태프가 최고 인 것 같다. 칠수 있게끔 만들어주는 것 같다. 보답하고 싶었는데 다행히 우승하는 날 기분좋게 쳐서 감사드린다. 믿고 내보내주신 김기태 감독님께도 감사하다.
-만루 홈런을 칠 때 초구였는데.
변화구를 노리진 않았다. 니퍼트가 워낙 공이 다 좋다. 어떻게든 타이밍을 맞추려고 했다. 코치들이 타이밍이 늦다고 많이 말해줬었다.
-만루상황에 힘이 생기나.
그런 것은 아니다. 어제 자다 가위가 눌렸는데 귀신이 들어와있나보다. 이렇게 끝나면 너무 불쌍하니까 하늘이 도와준 것 같다. 오늘은 만루라는 생각이 안들고 니퍼트와 상대한다고만 생각했다.
-홈런 직후 기분은
밸런스가 안좋아서. 혹시나 안넘어갈까봐 길게 바라봤다. 혹시 안넘아가나 했는데 넘어가는 것 보고 마음이 사르르 녹았다. '이제 됐구나' '광주가서 얼굴 들고 다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잠실=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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