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패했다. 시리즈 전적 1승4패를 기록하며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시즌 시작 전부터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두산은 시즌 초반 선발 마이클 보우덴의 부상, WBC에 다녀온 선수들의 부진이 겹치며 하위권에 머물렀다. 하지만 중반으로 흐르면서 제모습을 찾기 시작했다. '판타스틱 4' 중 보우덴을 제외한 3명의 선발들이 제 몫을 해주며 서서히 순위가 상승했다. 후반기 들어서는 불펜이 제 몫을 해주고, 타선까지 폭발해 2위까지 올라섰다.
시즌이 막판에는 KIA와 공동 1위에 오를 정도로 기세가 좋았다.
플레이오프에선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만난 NC 다이노스를 침몰시켰다. 이 기세는 한국시리즈 1차전까지 이어졌다. 플레이오프에서 홈런 8개를 합작한 김재환과 오재일은 1차전에서도 백투백 홈런을 때리며 분위기를 살렸다.
하지만 부상이 한국시리즈에서 발목을 잡았다. 왼쪽 어깨부상으로 플레이오프에서도 선발 출전하지 못했던 김재호는 2차전이 돼서야 선발 유격수로 나설 수 있었다. '안방마님' 양의지 역시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허리 통증으로 교체된 후 2차전에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떨어진 경기 감각은 어쩔 수 없었다. 김재호는 2차전 1회부터 그답지 않게 수비실책을 범하며 심상치 않은 느낌을 줬다. 그리고 이 실책을 포함해 실책 2개에 9타수 무안타로 최악의 한국시리즈를 만들었다. 양의지 역시 5차전 0-5로 뒤진 4회말이 돼서야 시리즈 첫 안타를 터뜨렸다.
김태형 감독의 '뚝심 야구'도 시험대에 올랐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김재호 양의지의 선발 출전을 2차전에 이어 3,4차전에도 강행하며 패배를 자초했다는 비난까지 받았다. 결과론이지만 이들 대신 류지혁 박세혁 등이 출전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도 남겼다.
외국인 3인방도 이번 한국시리즈에선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시즌 내내 기복있는 모습을 보였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는 1차전에서는 어느 정도 역할을 해줬지만 5차전에서는 5⅓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부상으로 시즌 후반에야 마운드에 복귀한 보우덴은 플레이오프에서 3이닝 3실점, 한국시리즈에서 4이닝 4실점으로 패전을 기록했다. 타자 닉 에반스도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같이 총체적 난국 속에 KIA의 경기감각은 빠르게 돌아왔고 두산의 체력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플레이오프에서 맹타를 휘둘렀던 클린업 트리오 박건우 김재호 오재일의 방망이는 KIA 마운드를 압도하지 못했다.
만약 두산이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면 이렇게 허무하게 시리즈를 내줬을까. 정규 시즌 후반 대역전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은 3년 연속 우승을 노렸던 두산의 한국시리즈까지 영향을 미쳤다. 물론, 김태형 감독의 용병술도 아쉬움이 많았다.
잠실=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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