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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 중 'A가 B를 무자비하게 폭행한다'라는 장면이 있다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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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장면에 포함된 배우 A와 배우 B는 감독의 지시 외적으로 '(리얼리티를 위해) 어느정도 실제 구타를 해도 괜찮다' 또는 '얼굴 등은 때리지 말자' 등의 약속을 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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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는 예상보다 아프거나 예기치못한 부상을 당해 감정이 상할 수 있다. 하지만 A의 연기가 '합의된 바 이상'의 연기 또는 '예정에 없는 연기'였는지, 또한 감정과잉이나 더 나아가 '고의'였는 지 여부는 명확하게 규명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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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장면을 '구두합의' 이상의 이견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약속으로 묶어두어 사전에 '파장'을 예방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조덕제는 '감독의 지시에 따라 연기했으며, 성추행은 물론 감정과잉도 없었다'는 것. '메이킹 영상에도 감독의 '격한' 지시사항이 담겼고, 상의를 찢는것은 사전합의 내용이었으며 하의에 손을 넣었다는 것은 사실무근, 증인이나 증거도 없음을 재판부도 인정한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여배우는 '연기가 아닌 성추행이었으며, 조덕제가 상의를 찢고 폭력을 행사하며 바지에 손을 넣어 신체일부를 만지는 성추행을 범했으며, 이는 사전에 약속된 바 없는 명백한 범죄'라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열린 1심 재판에서 검찰은 조덕제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으나 법원은 피의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이어진 항소심(13일)에서 서울고등법원 형사8부는 조덕제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조덕제에게 '유죄'가 선고된다면 영화계는 물론 드라마를 포함한 촬영 현장은 즉각 혼란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치 못하게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원활한 촬영이 이루어질 수 있을 지 만무하다. 감독과 배우가 과거보다 더 확실한 '합의'를 하는 풍토가 조성되더라도 그것이 법정공방의 파장을 막는 보험이 될 순 없다.
'무죄'가 선고되더라도 영화 촬영장의 피해자 권익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는 거셀 전망이다. 단순 소통 불일치 이상의 폭행이나 추행 등에 대한 대비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즉 유·무죄 중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명문화 된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셈이다.
나란히 경력 20년째인 두 배우, 그리고 감독은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들이 그린 평행선 사이의 어떤 지점에 대법원이 꽂는 '깃발'이 조덕제 법이 되며 향후 영화계의 지침이된다.
지난해 9월 부터 시행된 '김영란 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은 처벌의 대상과 부정청탁의 기준, 상한 금액이 명확하다. '조덕제 법'은 모호함을 지우는 법이 될까 아니면 모호함을 가중시키는 법이 될까.
ssale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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