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하위권 팀들의 선택이 다음 시즌 순위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시즌을 마친 뒤 FA 시장이 다소 잠잠하다. 현재까지 해외에서 돌아온 황재균(kt 위즈행)을 포함해 4명의 선수들이 FA 계약을 맺었다. 김현수를 포함하면 아직 16명의 FA가 남아 있다. 눈 여겨 볼 점은 일단 하위권 팀들이 먼저 발 빠르게 움직였다는 것이다. 내야수 황재균이 4년 총액 88억원에 kt 유니폼을 입었고, 포수 강민호는 4년 총액 80억원에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다. 깜짝 이적이었다. 롯데에서 핵심 전력들이 이탈한 반면, 하위권 팀들은 통 큰 투자를 했다.
지난해 최하위 kt는 꾸준히 황재균 영입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사실 그동안 신생팀 혜택을 얻고도 FA 투자에 소극적이었다. 2015년부터 올 시즌까지,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아무리 좋은 유망주들을 보유하고 있다 하더라도, 신생팀이 외부 영입 없이 전력을 단숨에 끌어 올리는 일은 쉽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에는 황재균 영입을 결정했다. 3루수는 kt의 취약 포지션이었다. 올 시즌 군에서 돌아온 정 현이 가능성을 보였지만, 중심 타자가 부족했다. 정 현은 다른 포지션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 황재균은 박경수, 유한준 등과 중심 타선을 이룰 수 있다. 지난 2015년 26홈런, 2016년 27홈런을 때려냈다. kt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는 자원이다.
2년 연속 9위로 자존심을 구긴 삼성도 FA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삼성은 투수 우규민, 내야수 이원석 등 준척급 FA들을 데려왔다. 반면, 차우찬(LG 트윈스), 최형우(KIA 타이거즈)라는 대형 FA들이 팀을 떠났다. 예견된 전력 약화였다. 팀 기조도 '내부 육성'으로 많이 바뀌었다. 그러나 강민호를 깜짝 영입했다. 예상하지 못한 행보였다. 강민호는 롯데 전력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컸다. 내부 잔류가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계약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고, 삼성이 계약 경쟁에서 승리했다. 삼성은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던 주전 포수 이지영이 올 시즌 부진했다. 부상도 잦기 때문에, 확실한 포수가 필요했다. 젊은 투수들이 많은 삼성으로선 최선의 선택이었다. 강민호의 가세는 공격에서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8위 한화 이글스는 일찌감치 내부 육성을 택했다. 외야수 이용규는 FA 권리 행사를 포기했고, 아직 정근우, 박정진, 안영명과 계약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내부 FA에 집중하면서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화는 최근 FA 시장에서 큰 돈을 쓰고도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번에는 한용덕 신임 감독의 지휘 하에 반등을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외국인 선수 영입에 있어서도 몸값보다는 가능성에 주목했다. 앞서 언급한 두 팀과는 다른 길이다. 다음 시즌 순위 경쟁을 쉽게 예측할 수 없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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