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셀로 리피 중국 대표팀 감독, 세계적 명성을 가진 '명장'이다. 이탈리아 대표팀을 이끌고 2006년 독일월드컵을 제패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2013년에는 광저우 헝다를 중국 첫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팀으로 이끌며 명성을 증명했다.
승리를 향한 그의 열망은 상상을 초월한다. 유려한 화법으로 상대를 '들었다 놨다' 한다. 의도적인 제스쳐로 상대를 약올리다가도 '구렁이 담 넘어가듯' 호평을 술술 내놓으면서 비난의 화살을 빠져 나가기도 한다. '여우'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니다.
리피 감독은 과연 2017년 동아시안컵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결국 핵심은 '한국전 승리'였다. 리피 감독은 7일 오후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한국과의 대회 첫 경기 대비 훈련을 실시했다. 이날 훈련 초반 15분 만을 공개한 리피 감독은 당초 철저히 장막을 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리피 감독은 그라운드를 바쁘게 오가면서 코칭스태프들과 대화를 나눴고, 10여분 간의 러닝을 마친 뒤에는 본격적인 전술 훈련을 실시하면서 한국전 대비 구상을 공개했다.
중국은 한국전에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다. 리피 감독은 이날 최전방 원톱 한명을 놓고 두 명의 측면 공격수를 좌우로 배치한 채 중원은 한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볼라니) 위에 두 명을 더 세우는 '역삼각형'으로 꾸렸다. 포백라인에서는 윙백이 미드필더와의 콤비네이션을 통해 공격적인 오버래핑으로 측면을 노리는 방식을 택했다. 센터백이 볼란치와 패스를 주고 받다 좌우 측면 공격수에게 한 번에 볼을 찔러주고, 이를 측면 공격수가 오버래핑에 가담한 윙백에게 넘겨주는 식이었다. 리피 감독은 볼 전개 과정을 계속 반복하면서 전술 숙지도를 끌어 올리는 모습이었다.
불과 4시간여 만에 달라진 풍경이다. 이날 낮 도쿄 프린스호텔에서 진행된 대회 공식 기자회견에서 중국 취재진은 '한국전 대비 방법'을 집요하게 캐물었다. 지난 3월 23일 창사에서 가진 슈틸리케호와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경기에서의 1대0 승리가 가져다준 자신감이었다. 리피 감독은 "이번 대회는 신예들을 시험하는 무대다. 한국전에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온다고 해서 핑계를 댈 생각은 없다"고 말하면서 실험적인 전개에 무게를 싣는 듯 했다. 하지만 첫 훈련에서 드러난 리피 감독의 지향점은 분명히 승리를 향하고 있었다.
이날 아지노모토스타디움의 보조구장인 웨스트필드에서는 신태용호가 중국전 담금질을 펼쳤다.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은 "중국에 무조건 설욕해야 한다. 수월하게 준비하진 않을 것이다. 공은 둥글기에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지난 3월 우리가 받았던 충격을 되갚아주겠다는 생각이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라고 짚었다. 신 감독과 리피 감독의 지략싸움이 불붙고 있다.
도쿄(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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