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이 조선시대 정악 중 최초의 한글 노래인 '용비어천가'를 무대 예술로 꾸민 '세종의 신악'을 송년공연으로 무대에 올린다. 오는 22일(금)부터 12월 27일(수)까지 국립국악원 예악당.
'세종의 신악-뿌리 깊은 나무, 샘이 깊은 물'은 지난 5월 선보였던 작품으로 궁중음악과 궁중무용을 선보이는 국립국악원 정악단과 무용단이 출연하고 연출에는 신선희 서울예대 교수, 작곡에는 계성원 창작악단 예술감독이 참여한다.
'용비어천가'는 조선 세종 때 선조인 목조(穆祖)에서 태종(太宗)에 이르는 여섯 대의 행적을 노래한 서사시로 한글 창제 이후 최초의 국문시가로서 전 10권으로 되어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용비어천가의 원문에 정악 선율을 창작해 합창으로 들려준다. 27명의 정가 가객들이 함께 정가 창법으로 부른다. 음악 구성 또한 수제천, 여민락, 정대업, 보태평, 수룡음 등의 대표적인 정악곡을 기본으로 하되 행사에 쓰이던 반주음악의 차원을 넘어 연주 음악으로서의 품격을 높이고, 악기편성 또한 노래가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재구성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용비어천가의 원문도 쉬운 우리말로 바꾸고 운율 또한 살렸다.
합창과 함께 펼쳐지는 궁중무용은 눈길을 뗄 수 없는 화려함을 자랑한다. 각 장의 주제에 따라 극적 상황을 상징화시킨 창작 무용은 용비어천가의 노랫말에 담겨진 핵심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궁중무용 중 처용무, 몽금척, 문무 등 다양한 종목에서 차용한 무용 동작은 신화 속 공간에서 살아 움직이는 용과 까치 등 갖가지 동물과 자연, 그리고 궁중의식에 쓰여지는 움직임 등으로 형상화되어 극의 전개를 이끌어 간다.
신선희 연출은 "당시의 의례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용비어천가를 쓴 세종대왕이 이 시대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한 의미를 살려 새로운 형식으로 선보이고자 했다"며 "천명을 받아 덕치를 해야 하는 군주에 대한 훈계이자 애민정신과 예악사상을 담은 한국 문화정신의 실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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