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 철인' 이승훈(30·대한항공)이 생애 3번째 올림픽, 1만m 레이스에 나섰다.
이승훈은 15일 오후 8시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펼쳐진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m 경기, 3조 아웃코스에서 독일의 모리츠 가이스라이터와 맞붙었다. 이승훈이 스타트라인에 서자 안방 팬들의 뜨거운 함성이 강릉 오벌을 뒤덮었다."이승훈! 이승훈!"을 연호했다. 관중석 곳곳에선 태극기 물결과 함께 이승훈의 이름을 새긴 플래카드가 나부꼈다. '이승훈 미남 가면' 응원도구를 만들어온 열혈 팬들도 눈에 띄었다.
이승훈이 코너를 돌 때마다 홈 관중들의 열띤 환호성이 쏟아졌다. 얼음을 녹일 듯한 뜨거운 열기였다.
일방적인 안방 응원속에 이승훈은 첫 구간을 35초32에 통과했다. 3번째 구간을 31초대로 통과하며 이후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했다. 3200m 구간을 가이스라이터와 나란히 통과하더니 특유의 '밀당'으로 레이스를 조율했다. 5200m구간을 31초21로 통과했다. 12바퀴를 남기고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10바퀴를 남기고 구간기록 30초대로 진입했다. 상대를 완전히 제친 독주가 시작됐다. 뒤로 강해지는 뒷심 레이스는 경이로웠다. 특유의 뒷심을 선보였다. 강릉오벌을 메운 수천 명의 관중들이 한목소리로 "이승훈! 이승훈"을 연호했다. 3바퀴를 남기고 2위로 올라서더니 2바퀴를 남기고 1위로 올라섰다. 마지막 구간을 29초74로 마무리하며 12분 55초 54의 개인최고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혼신의 힘을 다해 마지막 순간까지 스케이트날을 밀어내는 이승훈의 레이스는 아름다웠다. 초반 6명의 선수중 중간순위 1위에 올랐다.
허리를 숙인 채 가쁜 숨을 몰아쉬는 이승훈을 향해 안방 관중들의 갈채가 쏟아졌다. 1994년 만 6살에 첫 스케이트를 신은 후 24년 스케이트 외길만 고집해온 '철인'의 감동 레이스였다.
이승훈의 개인 최고기록은 12분57초27, 시즌 최고 기록은 13분09초26이다. 세계최고기록은 테드 얀 블로멘이 보유한 12분36초30, 2010년 밴쿠버올림픽 이 종목 금메달리스트인 이승훈은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4위, 한끗차로 메달을 놓쳤다. 마지막 3바퀴를 남기고 뒷심 부족이 아쉬웠다. 두 번의 실수는 없었다. 안방에서 후회없는 레이스를 펼쳤다. 1만m는 '빙속 마라톤'이라고 할 만큼 극한의 종목이다. 이승훈은 1만m에서 아시아 유일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자타공인 세계적인 에이스다.
첫 레이스인 남자 5000m에서 세계 5위에 오른 데 이어 이날 1만m에서 마지막까지 흔들림없는 스케이팅을 선보였다. 그간의 훈련량을 짐작케했다. 포기를 모르는 뒷심으로 관중들을 열광시켰다.
정빙 시간 직후 '강력한 우승후보' 요리트 베르흐스마(4조 아웃코스), 테드 얀 블로멘(5조 인코스), 스벤 크라머(네덜란드, 6조 아웃코스)의 레이스 결과에 따라 이승훈의 메달 여부가 결정된다.
강릉=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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