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다시! 할 수 있어~!!"
27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사람이 좋다'에서는 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대중 앞에 선 세 남자, 세상에 다시 '할 수 있어'를 외치는 가수 NRG의 이야기가 전격 공개됐다.
12년만에 돌아온 1세대 아이돌 NRG는 1997년 '할 수 있어'라는 곡으로 가요계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등장한 이후 한국 뿐 아니라 중국에서 한류 열풍을 일으킨 원조 한류돌이다. 2005년 7집 앨범을 끝으로 각자의 길을 걷다 12년 만에 팬들의 기다림에 응답해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처음 재결합에 대해 멤버들의 생각을 달랐다. 이성진은 "제 개인사 때문에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고, 천정명 역시 "먹고 살 생각만 했지 재결합에 대해서는 생각 못 했다"고. 하지만 노유민은 "전 기다렸다. 형들을"이라며 "제대 후 형들이 활동하고 있었고 '조금만 기다려라'해서 정말 기다렸다. 형들과 함께라면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라며 오랜 시간 가슴에 담아 둔 마음을 꺼냈다.
"한중 수교 6주년 때 중국 CCTV에서 한중 가수들의 합동 공연을 했다"는 NGR는 "당시 중국에서는 충격적인 댄스그룹이었다. 자부심이 있었다"라며 한류 열풍의 원조였던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2000년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막내 故김환성, 2005년 멤버 문성훈의 탈퇴, 그리고 2010년 도박과 사기로 물의를 일으킨 맏형 이성진까지 예기치 않은 일들로 NRG 멤버들은 각자의 길을 걸어갈 수 밖에 없었다.
문성훈의 탈퇴에 대해 "당시 아버지에게 간을 이식해드리고 몸이 안좋았다. 무리한 활동으로 잠시 '쉬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7집은 3명이서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000년대 초반 예능계를 주름 잡았던 이성진은 도박과 사기로 물의를 일으키며 7년 넘게 자숙기를 가졌다. "인생 자체를 놔버렸다"라며 "낚시터에서 한 1년간 있었다. 15시간 이상은 술을 마셨다. 그런 생활들이 이어지다 보니 잘못된 행동도 나오게 된 것이다. 마지막까지 가게 됐다"라며 극단적인 선택까지 했다고.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말자'는 생각을 하고 그때부터 조금 정신을 차리고 세상으로 나왔다"라며 이후 지인의 도움으로 식당을 운영하며 살았다.
이성진은 "잘못했으면 묵히고 숨길 것이 아니라 잘못했다고 얘기하고 반성하고 사죄해야 된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라며 "새로 인생을 사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18년이 흘렀지만 영원히 NRG의 마음속에 함께 하고 있는 멤버 故김환성. 세 사람은 2018년 새로운 앨범 준비를 앞두고 오랜 만에 故김환성의 부모님과 함께 납골당을 찾았다. 이성진은 이번 앨범을 보이며 "우여곡절 끝에 나왔다. 네가 도와준 것 같다"라며 이야기했다. "1위 했을 때 그때 너무 많이 울었다"는 멤버들은 "이번 앨범도 환성이 아니었으면 지금 이 시간까지 못 왔다. 환성이가 만들어준 것 같은 느낌이다. 항상 그립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세 사람은 故김환성을 향해 "1등 하면 온다, 중국서 공연하고 오면 또 올께"라는 약속을 남겼다.
한편 "해체는 한 적은 없다"는 NRG는 그 동안 어떻게 살았을까. 현재 두 딸의 아버지이자 바리스타로 바쁜 시간 보내고 있는 노유민, 2011년 결혼한 노유민은 "첫 아이가 6개월 만에 태어나면서 인큐베이터에만 의지한 채 1년을 지내게 되었고, 1억 가까운 돈을 쓰게 됐다. 그로 인해 생활고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라며 카페를 창업한 이유를 밝혔다. 재결합을 반대한 아내에게 그는 "내 마지막 소원이다. 마지막으로 도전해 보고 싶다"고 설득하며 가족을 위해 다시 무대에 올랐다.
한때 '부담보이'란 별명으로 대중을 웃음 짓게 했던 천정명은 어머니가 운영 중인 양평에서 펜션지기로 살았다. 어느 순간 음악 보다 예능에 더욱 치중했던 그는 "장사는 자신이 없고 '방송인으로 남아겠다'는 생각을 했다. 생계형 연예인이 된거다"라며 "군 제대후 활동 재개를 하면서 한 1년은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스스로가 중심을 못 잡았다"고 고백했다.
천정명의 펜션에 멤버들이 찾았다. "셋이 함께 있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다"는 노유민과 멤버들은 다시 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인 것. 노유민은 "과거 무대에 서도 노래하는 것이 행복했다. 지금 그 행복을 다시 찾고 싶어서 하는거다"라며 다시 부활의 날개를 활짝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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