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익수로 끝까지 밀고 나갈 수 있을까.
KT 위즈 괴물 신인 강백호. 그에 대한 기대는 설레발이 아니었다. 적어도 방망이 만큼은 선배들을 긴장시키고도 남을만큼 확실한 재능을 보여주고 있다.
강백호는 28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서 2루타 2방을 터뜨리며 팀의 8대5 승리를 도왔다. 개막 후 3경기 활약에 타순이 8번에서 2번으로 승격됐고, 타선에는 신경 안쓴다는 듯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그동안 기대를 모은 신인들이 수없이 많았지만, 정작 1군 무대에서는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강백호는 다르다. 개막 후 4경기 연속 안타 행진. 개막전 첫 타석에서 홈런을 친 기세를 몰아 불방망이를 휘두르는 중이다. 14타수 6안타 타율 4할2푼9리 2홈런 5타점.
처음에는 선배 투수들이 자존심상 변화구 승부를 하지 않아 힘 좋은 강백호에게 얻어걸리는 타구를 허용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것도 아니다. 27일 SK전에서 김주한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홈런으로 연결시켰고, 28일 SK전 첫 번째 2루타는 박종훈의 커브를 받아친 결과물이었다. 코스, 구종에 따른 공략과 배팅 때 힘을 가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을 제대로 입증했다.
아직 4경기라고 하지만, 의심을 더 하기도 뭐하다. 이제 강백호의 방망이 능력만큼은 인정을 해야한다. 앞으로 그의 약점을 찾기 위해 각 팀들이 더 노력할 것이고, 상대 선배 배터리들도 더 집요하게 약점을 파고들겠지만, 지금 보여주는 모습이라면 허무하게 헛방망이질만 할 가능성은 많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계속 환호만 보낼 수는 없다. 김진욱 감독이 풀어야 하는 숙제가 있다. 바로 수비 포지션이다. 김 감독은 27일 SK전에 강백호를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시켰다. KIA 타이거즈와의 개막 2연전 좌익수 수비에서 큰 불안감을 노출했기 때문이다. 강백호가 잘 쳐 이길 수도 있지만, 수비에서 평범한 타구를 상대 안타로 만들어주면 그 좋은 타격의 영양가가 모두 사라진다.
타격은 확실하니 어떻게든 한 자리를 줘야 한다. 그렇다고 좌익수로 밀어부치자니 수비에서의 구멍이 걱정된다. 수비는 시즌 시합을 하며 단기간 좋아질 수 없다. 시즌 종료 후 마무리 캠프, 그리고 스프링캠프에서 집중적으로 연마시켜야 는다.
지명타자로 출전시키는 방법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당장 좌익수 자리를 다른 선수로 채우는 문제와 다른 지명타자감 선수를 활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 혹자는 1루수로 키워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현재 팀 상황에서 1루수로도 못키우는 게 윤석민이 갈 자리가 없어진다.
KT가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를 보는 팀이라면, 실수를 하든 말든 팀이 지든 말든 강백호를 계속 좌익수로 출전시키면 된다. 하지만 KT는 당장 올시즌 성적에 목마른 팀이다. 5강이 목표다. 그런데 좌익수 자리에서 치명적인 실책이 발생한다면 팀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과연 김 감독은 어떻게 미래를 구상하고 있을까. 김 감독이 시즌 초반 생각보다 빨리 큰 숙제를 받아들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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