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에 연패를 당한 롯데 자이언츠. 피스윕(3연전 전패) 위기에서 내놓은 카드는 '외국인 투수 당겨쓰기'였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전 선발 투수로 브룩스 레일리를 예고했다. 당초 선발 로테이션 상 레일리는 송승준에 이어 등판할 차례였다. 하지만 조 감독은 "최근 외국인 투수들이 좋은 투구를 하고 있다. 일정을 조정하면 (17일부터 시작될) 아시안게임 휴식기 전까지 1~2차례 더 등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좋은 추억도 있었다. 레일리는 지난 5월 3일 KIA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6안타(1홈런) 8탈삼진 3실점(2자책점)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피칭을 선보였다. 비록 승패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KIA 타선을 상대로 호투한 레일리는 자신있게 내놓을 수 있는 카드였다.
뚜껑을 열고보니 '선발 조정'은 악수가 되는 듯 했다. 레일리는 롯데 타선이 5점을 내는 득점 지원 속에 1회말 마운드에 올랐으나, 5안타(2홈런) 5실점 했다. 1회부터 대량 실점을 한 것이나, 잇달아 장타를 내주는 장면 등 불안감이 가득했다.
KIA는 1회초 5실점한 한승혁이 2회 선두 타자 손아섭에게 2루타를 내주자 곧바로 불펜을 가동했다. 하지만 롯데는 레일리를 믿는 쪽을 택했다. 레일리를 향한 믿음이 컸지만, 모험과 다름 없는 선택이었다.
롯데 더그아웃의 바람이 통했을까. 레일리는 2회부터 몰라보게 달라진 투구를 선보였다. 2회말을 삼자 범퇴 처리한 레일리는 3회 세 타자를 상대하며 공 6개만을 던진데 이어, 4회와 5회에도 삼자 범퇴를 기록했다. 1회 35개의 투구 중 12개였던 직구를 줄이고 투심과 커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돌파구를 찾았다.
레일리가 안정을 찾자 롯데 타선은 5회와 6회 각각 1점씩을 보태면서 다시 힘을 실었다. 승리 요건을 갖춘 레일리는 6회 1사후 김주찬에게 좌중월 솔로포를 얻어 맞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하지만 오현택-구승민이 이어 던지며 더 이상의 추격을 막았고, 롯데 타선이 8회초 다시 2점을 추가하면서 9대6 승리, 레일리는 시즌 7승을 달성했다. 마운드에서 스스로 해법을 찾은 레일리의 경험과 롯데 벤치의 믿음, 타선의 지원이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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