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방심은 없다.
두산 베어스 1군 선수단은 오는 19일 일본 미야자키로 출국한다. 피닉스 교육리그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원래 미국, 일본에서 열리는 교육리그는 거의 유망주 선수들 위주로 참가한다. 신인급 선수들이나, 리그에서 1군 경기를 많이 못 뛴 선수들이 기량을 점검하고 실전 경기를 통해 실력을 끌어올리는데 의미가 있다. 마무리캠프나 스프링캠프와는 또 다르다. 특히 퓨처스리그에서는 좀처럼 상대하기 힘든, 미국이나 일본의 선수들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야구를 하면서 경험을 쌓을 수 있다. 두산 퓨처스 선수단도 지난 7일 일찌감치 미야자키로 떠났다. 1군에서 뛰었던 조수행 이흥련 허준혁 등의 선수들도 퓨처스 명단에 포함돼 출국했다.
두산 1군 선수단이 미야자키행을 결정한 이유는 보다 긴장감 있게 한국시리즈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보통 정규 시즌 우승팀들은 플레이오프가 열리는 기간 동안 준비 기간이 넉넉하다. 경찰 야구단이나 상무, 대학팀들과 연습 경기를 주최하며 실전 감각을 점검하기도 한다. 하지만 두산은 국내 연습 경기보다 교육리그에 참가하는 일본 투수들의 빠른 공을 보는 것이 실전 감각 유지에 더 도움이 될 거라 판단했다.
또 두산이 지난 2006년부터 꾸준히 유망주 선수들을 교육리그에 내보냈고, 2016년 통합 우승 당시 미야자키 교육리그에서 감을 유지했던 것을 바탕으로 내린 결정이다. 시즌을 일찍 마무리한 '원투펀치' 조쉬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는 지난 12일 선수단보다 일찍 미야자키에 들어가 몸을 만들고 있다.
해가 지면 '춥다'고 느낄 만큼 쌀쌀해진 한국의 날씨보다 미야자키의 평균 기후가 더 온화한 편인 것도 컨디션 관리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두산 1군 선수단의 스케줄을 살펴보면 19일 출국 이후 기초 훈련일과 휴식일은 각각 하루뿐이다. 주니치 드래곤즈, 한신 타이거즈, 라쿠텐 이글스와 총 4번의 실전 경기를 치르고 26일 귀국한다. 귀국 후에는 자체 청백전으로 11월 4일 한국시리즈 1차전까지 최종 점검을 할 예정이다.
또 두산 백업 야수들에게는 엔트리에 진입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기도 하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 투수 엔트리 구상은 거의 끝났지만, 야수 백업 선수를 확정 짓지 못했다고 밝혔다. 선수층이 워낙 탄탄한 두산이라 한국시리즈 엔트리 진입은 바늘 구멍 통과와 같다. 하지만 교육리그에는 두산의 1,2군 선수들이 모두 모인다. 이들 중 누구의 컨디션이 가장 좋으냐에 따라 엔트리에 막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 마냥 여유있게 실전 경기를 치르는 것이 아닌, 어떤 선수들에게는 생존 격전지인 셈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