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KCC를 눌렀다.
삼성은 1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KCC를 80대77로 눌렀다.
출발은 KCC가 좋았다. 송교창 정희재 등 빅 라인업을 선택한 KCC는 3가드를 투입한 삼성을 높이에서 압도했다. 유현준과 신명호가 의외의 3점포까지 터뜨리면서 20-13으로 기선 제압. 사실 KCC는 1, 2쿼터 중간중간 10점 이상 달아날 기회가 있긴 했다. 하지만, 외곽포가 고비마다 침묵하면서 반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오히려 삼성이 2쿼터 막판 글렌 코지와 김현수의 연속 3점포가 터지면서 39-38로 역전을 당했다.
3쿼터 KCC는 실책성 플레이가 많았다. 삼성은 문태영의 미스매치와 이관희이 활동력 높은 플레이로 점수를 점점 벌렸다. 53-42, 11점 차까지 리드하기 시작했다.그러나 KCC는 마키스 티그가 3점슛과 속공을 주도하면서 곧바로 따라 붙었다. 결국 3쿼터 막판 치열한 접전 모드로 들어갔다.
4쿼터 삼성의 고비가 찾아왔다. 삼성의 딜레마 중 하나는 확실한 토종 빅맨이 없다는 점이다. 자연스럽게 음발라가 나설 수밖에 없다. 김동욱과 김태술이 함께 투입되지만, 문태영까지 가세한 외곽의 활동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즉, 수비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김동욱은 활동력과 높이가 뛰어난 송교창이 막는 상황. 이관희가 풀어줘야 하지만, KCC 추승균 감독은 수비력이 좋은 신명호를 붙였다. 문태영은 느려지면서 골밑에서 부정확한 공격을 연발했다. 몸싸움에 민감해 하면서, 골밑 공격을 미스하면 심판에게 불만의 제스처를 취했다. 즉, 삼성의 공격옵션은 음발라의 골밑 공격밖에는 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그렇다고 코지를 투입하면, 높이를 지킬 선수가 없어진다. KCC는 이정현과 브라운에 공격을 집중하면서 효율성을 높혔다. 조금씩 점수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4쿼터 7분21초를 남기고 66-59, 7점 차 리드.
그러자 삼성 이상민 감독은 팀 '기어'를 완전히 바꿨다. 코지를 투입한 뒤 음발라를 대신해 차민석과 장민국을 투입했다. 스몰 라인업으로 승부를 보기 시작했다. 그러자 KCC 역시 실책이 적고 안정적인 티그를 브라운 대신 투입, 스몰 라인업으로 맞대응했다. 코지의 3점포가 터졌다. 그러자 KCC 추승균 감독은 다시 브라운을 투입, 정상적 라인업으로 재빨리 변경했다. 즉, KCC의 높이와 삼성의 외곽 대결이 시작됐다.
브라운의 골밑 공격에 의한 자유투. 1개만 성공시켰다. 이때, 삼성 코지는 3점슛 라인 1m 뒤에서 그대로 3점포를 적중. 여기에 이정현의 돌파가 스틸 당했다. 그대로 이관희의 속공으로 연결됐다.
70-67, 삼성의 3점 차 리드. 분위기가 다시 삼성으로 이동했다. KCC는 코지에게 신명호, 이관희에게 송교창을 매치업으로 붙이면서, 외곽 수비를 강화했지만, 코치를 중심으로 한 삼성의 공격은 상당히 위력적이었다.
상당히 흥미로웠다. KCC는 브라운의 2득점, 이정현의 3점포로 곧바로 전세를 역전시켰다. 그러자 이번에는 삼성이 코지의 3점 오픈 슛이 불발되자, 김동욱이 탭슛으로 응수. 여기에 다시 이정현이 스틸에 이은 레이업 슛.
경기종료 1분43초를 남기고 74-72로 KCC의 리드. 그런데, 이때 삼성의 스몰 라인업의 강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기민한 패스워크로 김현수가 오픈 3점포를 터뜨렸다. 반면, KCC는 브라운이 어이없는 트레블링으로 귀중한 공격권을 날렸다. 이후, 김동욱이 코너에서 결정적 3점포를 또 다시 터뜨렸다. 78-74, 4점 차이. 남은 시간은 56.1초.
이때 삼성은 또 다시 음발라를 투입, 정상적 포메이션을 유지했다. 이후 브라운의 2득점. 그리고 삼성의 공격. 음발라가 귀중한 공격 리바운드를 잡았다. 공격 제한시간에 쫓겨 던진 이관희의 슛이 송교창의 블록에 막히는 순간. 이관희는 교묘한 페이크 이후, 슛을 날렸고, 그대로 림으로 빨려 들어갔다. 승부는 이대로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또 다른 복선이 남아있었다. 6.0초가 남은 상황에서 삼성의 80-76, 4점 차 리드. 정상적 공격으로 KCC가 이길 수 없는 상황. 이때, 음발라가 이정현에게 반칙을 한다는 것이 고의적 반칙이 됐다. 당연히, U파울이 지적됐다. 자유투 2개와 함께 공격권은 KCC에게 넘어가는 순간. 동점 혹은 역전까지 노려볼 수 있는 상황. 이때 이정현이 자유투 1구를 놓쳤다. 결국 80-77, 3점차 상황에서 KCC의 공격권.
이정현이 3점포를 불안정한 상태에서 던졌지만, 불발. 경기가 끝났다. 삼성은 4쿼터 적재적소의 스몰 라인업이 KCC의 높이를 눌렀다. 양팀의 치열한 '가위바위보' 싸움에서 승자는 삼성이었다. 전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