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분위기가 완벽하게 무르익었다. 하지만 극적인 주인공이 될 기회를 누구 하나 살리지 못했다.
두산은 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 2대7로 패하며 시리즈 전적 1승2패로 열세에 놓이게 됐다.
역전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4회까지 SK 선발 메릴 켈리의 구위에 눌렸던 두산 타선은 5회 김재호와 오재원의 적시타로 2점을 만회하며 분위기를 살리기 시작했다. 김재호로서는 지난 해 한국시리즈까지 포함해 19타수만에 때려낸 안타였다. 하지만 이날 김재호는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
득점 분위기는 6회까지이어졌다. 2-4로 뒤지던 6회초 1사 후 박건우는 SK 2루수 강승호의 실책으로 인해 천금같은 출루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이날 4번타자 최주환은 1루주자 박건우를 3루까지 보내는 안타를 만들어냈다. 여기에 양의지가 볼넷까지 얻으며 1사 만루, 두산으로서는 이날 경기 최고의 득점 기회를 얻었다. 단타 하나면 동점, 장타면 역전까지 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두산은 희생플라이 하나 쳐줄 선수가 없었다. 오재일이 투수 땅볼을 때렸고 켈리는 곧장 홈에 송구해 3루주자 박건우를 아웃시켰다. 1점도 내주지 않겠다는 의도였다.
오재일은 이날까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11타수 1안타로 빈타에 허덕이고 있다.
후속타자 김재호 역시 초구에 방망이를 휘둘러 좌익수 뜬공으로 무기력하게 이닝을 끝내버렸다. 5회 적시타의 흥분이 가시기도 전에 그는 역전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인천=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