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몸싸움으로 아수라장이 되며 부상자가 속출하는 등 노량진시장 철거현장을 방불케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 25일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의 회의장을 자유한국당이 막아서며 의사과 업무가 마비됐다. 이에 문희상 국회의장은 국회 출범 이후 6번째로 경호권을 발동했다. 의장이 경호권을 발동한 것은 1986년 이후 33년 만에 처음이다.
아수라장 국회가 된 이유는 '패스트트랙' 때문이다. 패스트트랙은 법안 신속처리 제도다.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지난 2012년 마련된 이 제도는 국회에 발의된 법안의 심사가 장기간 지연되거나 무기한 표류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됐다.
패스트트랙에 오른 법안이 본회의에 자동 상정돼 이를 처리하려면 상임위원회와 법사위원회, 본회의에서 일정 기간이 경과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상임위 심의(180일), 법사위 심의(90일), 본회의 자동 회부(60일) 등 최장 330일이 필요하다.
특정 안건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려면 까다로운 절차를 밟아야 한다. 패스트트랙을 규정하고 있는 국회법 85조의 2에 따르면,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 또는 안건의 소관 위원회 재적위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해야 의결이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최대 1년여의 시간이 지나야 본회의 처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슬로우트랙'이 아니냐는 비난도 나온다. 이 제도를 통해 처리된 법안은 세월호와 가습기 살균제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이 유일하다.
여야 4당은 지난 22일 선거법 개정과 고위공직자범죄 사사처 신설 등을 패스트트랙 지정에 합의하면서 25일 처리하기로 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몸으로 막아서면서 무산됐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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