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 앞에 두고 그냥 자신 있게 돌리자 생각했습니다."
희한하다. 올라오는 선수마다 맹활약이다.
삼성 타선에 부는 새 바람. 그 중심에 공민규(20)가 있다. 박계범 송준석에 이어진 성공 콜업 3번째 선수.
지난 3일 키움과의 주말 3연전에 합류한 그는 처음부터 심상치 않았다. 타석에서 주눅드는 모습이 없이 씩씩하게 자기 스윙을 했다. 선발 출전한 2경기 모두 안타를 기록했다. 멀티히트 경기도 있었다. 4번째 경기였던 7일 대구 NC전. 흐름상 팀에 중요한 일전이었다. 7번 1루수로 출전한 공민규가 덜컥 사고를 쳤다. 1-0으로 선취점을 올린 2회말 1사 1루. 공민규는 NC 선발 버틀러의 2구째 146㎞ 투심을 힘껏 당겨 우측 담장을 넘겼다. 3-0을 만드는 프로 데뷔 첫 홈런.
"노렸다기 보다는 그냥 올라온지 얼마 안됐고 해서 자신 있게 돌리자 했는데 앞에 포인트가 잘 걸려서 넘어간거 같아요."
잊을 수 없는 프로 통산 첫 홈런. 하지만 경기에 초 집중 하다보니 아무 느낌이 없었다. "사실 느낌이 없었는데 경기 끝나고 기념구를 받으니까 홈런 쳤구나 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1군에 임하는 자세. 그야말로 심플함, 그 자체다. 오로지 타석에서 상대 투수에만, 히팅 순간까지 공에만 집중한다.
"1군에 오니까 변화구도 좋고 직구도 힘이 있어요. 하지만 저는 코치님 말씀대로 포인트 앞에 두고 자신 있게 자기스윙을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조금 긴장되기도 하지만 선배들이 잘 칠 수 있다고 편하게 자신 있게 하라고 해서 조금 마음 편하게 타석에 설수 있어요."
자신 있는 자기 스윙.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변화구에 속절 없이 헛스윙 삼진도 당하지만 걸리면 큼직한 장타도 나온다. 맥 없이 물러나는 것 보다 훨씬 바람직한 신인 타자의 씩씩함이다. 4경기에서 10타수4안타(0.400) 3타점. 4안타 중 절반이 장타(홈런, 2루타)다. 힘있는 스윙과 한방 능력, 상대 투수들이 경계할 수 밖에 없다.
이제부터가 진짜 본격적인 싸움이다. 유인구를 어떻게 참아내고, 자기공을 자신있게 스윙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다.
일단 출전 기회 확보부터 과제다. 공민규가 맡은 1,3루 코너에는 러프, 이원석이라는 확실한 주인들이 있다. '주전 같은 백업' 최영진과도 포지션이 겹친다. 하지만 공민규는 개의치 않는다.
"출전기회, 그런건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가게 되면 감사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는 거고, 안나가면 벤치에서 화이팅 가면서 쉬면 되는 거니까요. 많은 분들이 계신 야구장 오면 그저 야구하는게 즐겁고 재밌고 그렇습니다."
생소한 얼굴이지만 공민규는 '준비된 신예'다. 인천고를 졸업한 지난해 2차 8라운드로 푸른 유니폼을 입은 그는 시즌도 되기 전에 발목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6월이 돼서야 그라운드에 설 수 있었다.
"그때부터 타격에 자신은 있었어요. 준비를 많이 했고 2군 타격 코치님께서 타격폼도 많이 잡아주셨죠."
박계범 송준석에 이어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선배님들이 올라가셔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준비 잘해서 올라가면 바로 잘 하자 다짐했었어요. 올라가는 날 준석이 형이 전화와서 '하던 대로 하면 잘 할 수 있다'며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공민규의 심플한 1군 생활은 계속 된다. '기회가 주어지면 힘차게 돌린다'는 모토다. 단순함으로 무장한 신예의 깜짝 활약, 삼성 타선에 새 바람이 분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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