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투저가 누그러졌다고 하지만, 외국인 투수 강세는 변하지 않는다.
7일 기준으로 리그 평균자책점(규정 이닝) 상위권 10위는 외국인 투수들이 휩쓸고 있다. 두산 베어스 조쉬 린드블럼(1.54)이 1위, LG 트윈스 타일러 윌슨(1.57)이 2위, SK 와이번스 앙헬 산체스(1.93)이 3위로 1~3위를 모두 싹쓸이 했고, 10위 중 7명이 외국인 투수다. 국내 선발 투수는 LG 차우찬(5위)과 SK 박종훈(7이) NC 다이노스 박진우(9위) 뿐이다.
다른 주요 타이틀을 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시즌 6승을 챙긴 린드블럼은 다승 1위에도 올라있고, 최다 이닝과 최저 출루허용율, 최저 피안타율도 상위권은 대부분 외국인 투수다. 선발 투수의 호투 척도인 퀄리티스타트(선발 등판 6이닝 3자책 이하) 기록도 린드블럼과 윌슨, LG 케이시 켈리, KT 위즈 라울 알칸타라가 7개로 공동 1위고, 공동 2위권에 포진한 5명의 투수 중 국내 투수는 키움 히어로즈 이승호(5개) 1명 뿐이다.
SK 김광현이 탈삼진 부문 1위(51삼진)에 이름을 올린 것을 제외하면, 여전히 외국인 투수 천하다.
올 시즌 외국인 투수들이 유독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것도 사실이지만, 반대로 국내 선수들 중에 두드러지는 선수의 숫자가 떨어진다. 특히 지난해까지 주요 부문 타이틀 상위권을 휩쓸던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다패 1위(5패)를 기록하고, 평균자책점 최하위에 머물 정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변화 요인 중 하나다. 또 두산 이영하(평균자책점 1.95-4승)처럼 좋은 성적을 쌓고는 있지만, 젊은 국내 선발들이 대부분 팀내 4~5선발이다보니 이닝이 부족해 순위표에 진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어쨌든 올 시즌 판도가 이어지면 올해 선발 투수 부문 타이틀들은 대부분 외국인 투수들의 차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변수는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타고투저 조정을 위해 공인구의 반발계수를 조정하면서 시즌 초반 확실히 타자들의 장타율이 줄어드는 효과를 확인했고, 외국인 선발 투수들이 가장 큰 변화를 체감했다. 그러나 투수들의 힘이 조금씩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타자들의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난타전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이런 의심을 하게 만든다. 그렇게 되면 타이틀 순위도 요동칠 수 있다. 과연 국내 선발 투수들의 반등은 이뤄질 수 있을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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