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tvN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극본 김태희, 연출 유종선,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DK E&M) 정치인들의 송곳 대사가 화제다. 현실의 누군가는 뜨끔할 수도 있겠지만, 시청자들에겐 짜릿한 쾌감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리얼한 묘사와 강력한 일침으로, "현실 정치의 압축판 같다",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대신 해주는 강력 사이다"란 호평을 얻으며, 시청자들이 가장 열렬한 반응을 보였던 통쾌한 송곳 대사 베스트3를 꼽아봤다.
#1. "막말은 이기는 전략이 아닙니다. 모두가 지는 전략이지."
박무진(지진희)에게 치명타가 될 대형 스캔들을 이용하려 했던 유력 대권 주자 강상구(안내상) 서울 시장. 이전에도 거국 내각의 장관 임명 지연을 두고 자신의 SNS에 '행정 무능아 박대행', '행정 테러리스트 박무능'이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일삼고 있었다. 막말도 콘텐츠며 사이다라 생각하는 그에게 비서실장 차영진(손석구)의 일침은 쌓인 속을 뻥 뚫어줬다. "정치는 시끄럽고, 추하고, 권력 싸움에나 열중한다는 정치혐오를 시장님 막말이 부추긴다는 생각, 안 해보셨습니까? 그건 이기는 전략이 아닙니다. 모두가 지는 전략이지."
#2. "온 국민이 남의 집 이불 속만 궁금해 하는 나라를 만들고 싶어요?"
스캔들을 이용한 박무진 흠집 내기를 고민하는 강상구와 달리, 야당 대표 윤찬경(배종옥)은 진짜 정치 9단이었다. 스캔들로 박무진 지지도 하락세에 쐐기를 박자는 비서진들에게 개인의 사생활로 진흙탕 싸움을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것. "온 국민이 남의 집 이불 속만 궁금해하는 나라를 만들고 싶어요? 난 그런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려는 게 아니에요"라는 단호한 입장은 "남의 자식 등 뒤에서 박수 치느라 내 자식 외롭게 만들면서 그렇게 해온 정치"에서 나온 것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다. 되레 전쟁기념관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해 국가 안보에 취약할 것이란 편견을 돌파하고, 강력한 정적임에도 박무진의 국정 운영을 격려하는 전략이 더욱 멋있어 보였던 이유이기도 했다.
#3. "대한민국 정치인이 여의도로 갈 땐 뭘 묻어두고 가는지 압니까?"
테러의 진실을 밝히려 고군분투하다 목숨을 잃은 국정원 요원 김준오(이하율)의 희생으로 인해 박무진은 또한번 착잡한 마음을 금치 못했다. 테러의 배후는 여전히 오리무중인데, 국회의사당 참사 현장에서 장관 임명식을 거행하며, 대한민국이 건재하단 걸 보여줘야 하는 자신이 뻔뻔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런 박무진에게 정책실장 한주승(허준호)은 "대한민국 정치인이 여의도로 갈 땐 뭘 묻어두고 가는지 압니까"라고 물으며, 바로 "부끄러움"이라 답했다. 시청자들이 고개를 끄덕인 이유는 때론 국민 정서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 같은 현실 정치를 겪어왔기 때문이고, 그래서 "박대행은 아직 정치인 되려면 멀었다"는 한주승의 말이 "오히려 다행스럽게 느껴지기까지 했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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