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2019년 선발 마운드는 조쉬 린드블럼(32·두산 베어스)의 세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승에 1승만 남겨두고 있다. 린드블럼이 20승을 달성하면 2년 만의 쾌거다. 2017년 KIA 타이거즈의 원투펀치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가 20승을 유이하게 찍은 뒤 지난해에는 20승 고지에 오른 투수가 없었다.
하지만 8월 3경기만 따지면 린드블럼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는 선수가 있다. KIA 에이스 양현종(31)이다.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투수 부문 1위 뿐만 아니라 전체 1위를 기록했다. 19일 현재 양현종은 8월 평균자책점(ERA) 1위(0.41),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위(0.46), 이닝 1위(22이닝), 탈삼진 2위(19개)를 기록 중이다. 또 8월에 선발등판한 3경기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를 작성했다. 지난 4일 NC 다이노스전에선 99개의 공만 던지고도 완봉승을 챙기기도.
양현종은 시즌 초반 부진을 면치 못했다. 3, 4월 6경기에서 승리없이 5패에 그쳤다. 평균자책점은 8.01까지 치솟았다. 팬들이 붙여준 '대투수'라는 별명에 어울리지 않는 결과치였다. 구속 다운은 뚜렷하지 않았지만 회전수가 다소 줄고, 제구가 들쭉날쭉이었다.
하지만 5월 이후 양현종은 180도 달라졌다. 팀 성적에 대한 책임감이 마운드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3개월여 동안 양현종을 능가한 투수는 없다. 5월 이후 18경기에서 양현종은 13승3패, 평균자책점 1.19를 기록중이다. 평균자책점은 압도적인 1위. 이 기간 평균자책점 2위는 SK 와이번스 김광현으로 2.07이다.
무엇보다 양현종은 이 기간 징크스에서도 탈출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홈 구장인 라이온즈파크에만 서면 유독 작아졌던 양현종은 지난 10일 대구 삼성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라팍 악몽'에서 깨어났다. 이전까지 양현종은 '라팍'에서 5패, 평균자책점 10.48을 기록 중이었다.
다만 현실로 돌아오면 외롭다. 홀로 연승을 이끌고, 연패를 끊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안고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이닝에 대한 욕심이 혹사 논란으로 번졌지만 그가 강한 책임감을 어필한 뒤부터 혹사 논란은 사라졌다. 양현종이 8월 극강의 면모를 보여준 건 7월 올스타전에 뽑히지 않아 체력을 충분히 보강한 덕도 봤다. 게다가 긍정적인 건 양현종이 선발로 출전하면 야수들의 수비 집중력도 살아난다.
라이벌 의식도 양현종에게 좋은 자극제가 되고 있다. 국내 최고의 좌완 투수로 평가받는 동갑내기 김광현(SK 와이번스)도 올 시즌 14승3패 평균자책점 2.44로 맹활약하고 있다. 양현종은 출발이 늦었지만 '토끼와 거북이' 동화에서의 거북이처럼 이번 시즌 묵묵하게 레이스를 펼쳐 김광현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8월 힐릭스플레이어 2위에는 KIA 베테랑 타자 최형우가 이름을 올렸다. 최형우는 8월 타율 2위(0.423), 안타 2위(22안타), 출루율 2위(0.531), OPS 3위(1.108)을 기록 중이다.
힐릭스플레이어 랭킹은 선수평가 지표 중 높은 객관성을 기대할 수 있는 WAR로 수치를 집계한다. KBO리그를 공식 후원하고 있는 한국쉘석유는 매달 힐릭스플레이어를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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