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지난해 플레이오프를 함께 하지 못했던 키움 히어로즈 선수들의 '한풀이'가 시작됐다.
키움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명품 조연'에 그쳤다.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친 키움은 준플레이오프에서 한화 이글스를 3승1패로 꺾고 '업셋 시리즈'를 완성했다. 이어 SK 와이번스를 만나 5차전까지 가는 명승부를 펼쳤다. 2연패 뒤 2연승에 성공했고, 5차전에선 연장 10회 승부 끝에 아쉽게 패했다. 한국시리즈 진출에 한걸음 모자랐다.
하지만 올해 키움의 전력은 다르다. 정규시즌 1위 두산 베어스, 2위 SK와의 승차는 단 2경기. 그 아쉬움을 달래듯이 키움은 포스트시즌에서 기대 이상의 전력을 뽐내고 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뛰지 못했던 이정후, 조상우 등의 활약도 돋보인다.
이정후는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9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선 팀이 7-5로 앞선 9회말 1사 후 김회성의 큼직한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걷어냈다. 그러나 공을 잡은 이정후는 어깨를 움켜 쥐고 그라운드에 주저 앉았다. 어깨 부상으로 더 이상 포스트시즌을 소화할 수 없었고, 11월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이정후는 "작년에 형들이 플레이오프에서 너무 멋있어서 부러웠다. 이번에는 나도 SK전을 설욕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 다짐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타율 2할8푼6리를 기록한 이정후는 조금씩 타격감을 끌어 올렸다. SK와의 플레이오프 첫 2경기에서 타율 5할(10타수 5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리드오프 서건창(타율 0.455)이 제 몫을 해주고, 뒤에서 김하성과 이정후가 맹타를 휘두르니 키움 타선에는 쉬어갈 곳이 없다. 이정후는 끊임 없이 득점 기회를 만들고 있다. 잘 맞은 타구가 투수 직선타에 그치는 등 불운도 있었지만, 이정후는 주눅 들지 않았다.
5년만에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는 조상우는 시리즈를 지배하고 있다. 그동안 포스트시즌 성적은 썩 좋지 않았다. 2014년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8.10(3⅓이닝 3자책점)으로 부진했다. 2015년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도 평균자책점 10.80(3⅓이닝 4자책점). 지난해에는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리며 시즌을 거의 통째로 날려야 했다. 하지만 징계 해지와 함께 돌아온 조상우는 더 강력한 카드가 됐다. 매커니즘 수정을 통해 구속을 더 끌어 올렸다. 무시무시한 공을 던지면서 포스트시즌 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달리고 있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가장 중요한 순간 '조상우 카드'를 꺼내 든다. 위기에서 등판하는 조상우는 탈삼진 능력을 앞세워 실점을 최소화하고 있다. 빨라진 구속 만큼, 멘탈도 단단해졌다. 조상우는 "감독님이 짧게 끊어주셔서 연투에 대한 부담은 없다. 또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잘 체크해준다"면서 "중요한 상황에 나가고 있지만, 포스트시즌은 매 경기 많은 점수가 나지 않는다. 모든 투수들이 똑같은 상황이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일은 없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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