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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유광 점퍼 입은 'LG맨' 정근우 "2루수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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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루 됩니다."

검정과 빨강이 어우러진 유광 점퍼가 꽤나 잘 어울렸다. LG 트윈스 가족이 된 정근우는 "감독님이 '2루 되나?' 하셨는데, 바로 '됩니다'고 했다"며 "숨죽이고 있었다랄까. 다시 솟아오르는 것 같아 열정을 태울 수 있을 것 같다""며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정근은 26일 메디컬 테스트를 위해 잠실구장을 찾았다. 쾌활한 성격의 그 모습은 세 번째 팀 LG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정근우는 지난 20일 2차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3순위로 LG의 지명을 받고 새 팀을 찾았다.

내년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을 넘어 한국시리즈까지 바라보고 있는 LG의 약점은 거포 부재와 내야진이었다. 정근우가 합류한 내야진은 좀더 활기와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차명석 단장은 "정근우 선수는 감독님이 원하셨고, 좋은 에너지가 발휘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음은 정근우와의 일문일답.

-2차 드래프트에서 뽑혔을 때 기분이 어땠나.

▶아침부터 마무리 캠프 마지막 날이라 긴장되고 불안감도 있었다. 기사를 보면서 알았는데, 실감도 안나고 얼떨떨하고 그랬다. 눈물이 좀 나드라. 나를 필요로 해서 기회를 주셨는데 눈물이 났다. 소침하게 있다다가, 숨죽어 있다가 다시 솟아오르는 것 같은 느낌, 다시 열정을 태울 수 있을 것 같다.

-2루수로 다시 돌아오게 됐다.

▶명예 회복이랄까. 해보고 싶다. 감독님이 '세컨 되재?'라고 해서 '네 됩니다'고 했다. 그만큼 책임감이 있고, 잘 준비해서 잘 메울 수 있도록 해보고 싶다. 감독님이 2루를 말씀하실 때 마음 한구석에 아픈 게 있었는데 다시 도전을 할 수 있다는 게 벅차 오른다. 한화에서 가끔 유격수와 3루, 1루 펑고를 본 경험이 있다. 그걸 잘 이용해서 풋워크, 민첩성, 순발력 등 몸을 빨리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다.

-서울 팀으로 왔는데.

▶잠실에서 제일 처음 경기를 한 게 대학교 1학년 때였다. 정말 크고 넓을 수가 없었다. 다시 여기서 한다는 게 설레고 서울이라는 곳에서 할 수 있다는 게 기대가 된다.

-밖에서 본 LG는 어떤 팀이었나.

▶이기고 싶은 팀이었다. 팬 분들이 많고 최근 몇 년 동안 봐 온 느낌과 다르게 빨라지고 수비하기 힘들었다. 그런 팀에서 같이 잘 맞춰서 내년에는 상대방이 힘들어지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한다.

-가족의 반응은.

▶다들 좋아한다. LG에서 인정받으면서 가는 모습에 많이 기뻐하고 감사해 한다.

-지금 몸상태와 훈련 계획은.

▶준비를 잘 해서 기량이 100퍼센트까지는 모르지만, 끝까지 올려서 트윈스가 내년에 좋은 성적을 내는데 일조하고 싶다. 정말 최선을 다하고 마지막까지 멋있게 맞고 싶다. 올해 햄스트링 부상이 좀 있었는데 준비 부족이었다. 훈련 스케줄을 빨리 잡아서 유연성과 여러가지 준비해서 부상없이 잘 하고 싶다.

-김용의가 많이 반기는 것 같던데.

▶용의는 대학(고려대) 3년 후배다. 4학년때 1학년이었다. 내가 괴롭힌 거 없는데 잘 반겨주더라(웃음). 게임 전에 만나도 '형님이랑 야구하고 싶은데 이뤄질까요' 했는데 마지막 상황에서 이렇게 만났다. (박)용택이형도 전화와서 반겨주셨다. 감사하게 잘 환영해주셔서 고맙다.

-한화 후배들도 아쉬워할텐데.

▶한화에서 후배들과 많이 소통하고 마음 속 얘기도 많이 했는데 그런 부분이 많이 진심으로 통한 것 같다. 소중한 후배들이다. 팀은 LG지만 끝까지 소통하면서 잘 지낼 것이고 여기서도 마음 속 얘기를 많이 끄집어내서 소통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하겠다. 등번호는 내가 입단 후 8번 밖에 달지 않았다. 용의가 아쉬운 표정을 짓더라. 8번은 나에게 오뚜기 근성이랄까 그런 마음이다.

-고참으로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나.

▶선수들이랑 거리감 없이 쉽게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 게임 전에 얘기를 한 부분도 있고, 실력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여러 부분에서 마음을 같이 잘 해서 서로에 대한 똑같은 마음으로 지내고 싶다. 한 번 더 뛰고 열심히 하면서 솔선수범해 행동으로서 도와줄 수 있도록 하겠다.

-(5년 전 벤치클리어링이 있던)정찬헌과 만났나.

▶아까 웨이트장서 봤다. 반갑다 잘 지냈나고 했더니 인사하고 웃으면서 반겨주더라.

-프리미어12를 봤을텐데.

▶우리가 크게 떨어진 거는 아니다. 일본 감독이 얘기했 듯 종이 한 장 차이다. 올림픽 진출이 걸려 있었는데, 우승했으면 좋았겠지만 아쉽지만, 내년 올림픽에서 설욕할 기회를 잡았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내년에 잘 해서 금메달을 땄으면 한다. 워낙 잘 하는 선수가 많다. 태극마크를 달고 임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