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개막을 앞둔 KBO리그의 최대 화두는 144경기 소화 여부다.
KBO 이사회가 5월 5일 개막을 발표한 이후, 현장 감독들은 부담감을 호소하고 있다. KBO가 정규시즌 144경기를 위해 내세운 월요일 경기, 더블헤더가 선수들의 부상 위험, 피로도를 높여 결국 '경기질 하락'으로 연결된다는 얘기다.
KBO 이사회는 코로나19가 리그 진행 변수로 작용하면 필요에 따라 경기 수를 줄이는 방향을 모색하기로 했다. 선수들의 피로도나 부상 위험 탓에 144경기 체제를 바꾸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KBO 이사회 주체는 10개 구단 사장단이다. '실적'과 연결되는 구단 수익을 위해선 성적이 중요하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때문에 각 구단 수장은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데 인색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144경기 체제만큼은 현장과 다르다. 1경기가 줄어들 때마다 구단에 1~2억원의 수입 감소가 불가피한 재정 타격이 가장 큰 이유다.
최근 10개 구단 사장단이 144경기를 고집하는 이유는 '유동성 위기'와 관련이 있다. 리그 개막 연기에도 선수-직원 월급 및 지원, 마케팅, 기타 프런트 비용 등 고정 지출은 그대다. 모기업 지원금, 스폰서십 등 시즌 개막을 앞두고 확보 자금이 크게 줄었는데, 무관중 개막으로 당분간 '수익 제로' 상황이 계속될 경우, 현금이 없다. 구단 운영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수백억원의 빚을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A구단은 리그 개막 연기로 수입이 끊기면서 당장 구단 운영 비용 충당은 물론 이자 상환마저 힘든 것으로 전해졌다. B구단은 지출 증가로 그동안 진행해 온 각종 마케팅, 프로모션을 중단하면서 비용 줄이기에 나섰다. C구단은 무관중 개막이 가시화된 이후 원정 숙식 등 선수단 운영 비용 축소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0개 구단의 만성 적자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빚더미 속에서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모기업이라는 든든한 배경과 더불어 시즌 개막 후 입장권 판매, 부대 수익으로 얻는 이익을 각종 운영 비용으로 충당하며 '현상 유지'는 가능한 구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일부 구단은 빠듯한 살림살이 속에서도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여유 자금까지 만들어 놓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리그 개막이 연기됐고, 무관중 경기로 시즌을 치르게 되면서 '돈을 굴릴' 방도가 사라졌다. 관중 없이 경기를 치러도 경기장 사용 및 관리, 행사 진행, 선수단 운영 비용은 정규시즌과 다름없이 지출된다. 리그 개막 후부턴 원정 비용 걱정도 해야 한다. 각 구단이 원정 때마다 숙식, 이동 등 지출하는 비용은 3연전 기준으로 2000만원 이상이다. 한 달 원정일정 소화에 대략 1억원이 든다. 월급으로 책정되는 선수 연봉과 직원 급여, 기타 비용까지 더하면 한 달 동안 수십억원이 구단 운영을 위해 지출된다. 구단 자체 수익없이 TV 중계권료, 스폰서십만으로 버티기엔 한계가 있다.
모기업에 'SOS'를 칠 형편도 아니다. 각 기업이 수년 전부터 구단 자립을 강조하며 지원금 규모를 줄여갔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영 위기에 봉착한 현 시점에서 '추가 지원금 요청'은 무리다. 한 구단 관계자는 "(무관중 경기가 이어지면) 야구 산업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 관중이 없으면 전체 수입 항목의 60~70%가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현시점에서 최선의 대안은 무관중 경기 수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사회적 공감대와 코로나19 상황이 제어가능한 수준이 돼야 한다.
각 구단이 유의미한 수익을 내기 위한 본격적 관중 유입이 전반기 내에 가능할 지 의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종식 선언이 나오지 않는 한 전좌석 판매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상황에서 연내에 종식 선언이 나올 지도 불투명하다. 최악의 경우, 각 구단이 수입 없이 지출만으로 시즌을 치르고 '통장 잔고 마이너스'가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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