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유격수 '절대 지존' 김하성이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2021시즌 새로운 유격수 지존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시작된다.
2010년대 초반 강정호가 유격수에서 압도적이었다. 특유의 장타력에 강한 수비까지 갖춰 2010년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2012∼2014년 3년 연속 수상했다. 강정호가 메이저리그로 떠난 뒤 김재호가 2015, 2016년에 골든글러브를 차지했고, 2017년엔 KIA 타이거즈 김선빈이 타격왕 타이틀과 함께 첫 수상의 영광을 가져갔다. 이후 강정호를 대신해 히어로즈의 주전 유격수가 된 김하성이 유격수 지존이 됐다. 정확한 타격과 빠른 주루, 폭넓은 수비까지 보인 김하성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독차지했다.
이제 그가 떠나면서 다시 유격수 골든글러브의 주인공 쟁탈전이 벌어지게 됐다.
지난해 골든글러브 득표 순위를 보면 김하성(227표)에 이어 LG 트윈스 오지환이 23표로 2위, 롯데 자이언츠 딕슨 마차도가 18표로 3위, NC 다이노스 노진혁이 12표로 4위를 기록했다. 김재호가 9표, KT 위즈 심우준이 3표에 머물렀다.
유격수가 수비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수비로만 골든글러브를 받긴 쉽지 않다. 수비력만 본다면 마차도가 더 높은 표를 받았어야 했다. 결국은 어느 정도 안정된 수비 능력에 좋은 타격 성적이 더해져야 골든글러브의 주인이 될 수 있다.
베테랑 오지환에게 첫 골든글러브의 기회가 왔다. 오지환은 지난해 타율 3할에 158안타, 10홈런, 71타점, 20도루를 기록했다. 2009년 1차 지명으로 LG 유니폼을 입은 이후 처음으로 3할 타율을 기록했다. 안타 역시 데뷔 최다 안타. 공격적인 면에서 확실히 좋아진 모습을 보였고, 수비 역시 안정감을 보였다. 김하성에 밀렸지만 골든글러브 투표에서 2위에 오르면서 조금은 인정을 받았다. 김하성이 빠졌으니 황금장갑을 욕심내 볼만하다. 점점 더 경험치가 더해진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마차도도 공격력만 조금 향상된다면 기대해봄직하다. 마차도는 지난해 전 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2할8푼, 12홈런, 67타점, 15도루를 기록했다. 워낙 좋은 수비력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 2년째 한국 투수에 조금 더 적응된 모습을 보인다면 2002년 틸슨 브리또 이후 역대 두번째 외국인 유격수 수상자가 될 수도 있다.
노진혁이나 심우준 등 젊은 유격수들에게도 기회가 있다. 노진혁은 올시즌 깜짝 장타력을 선보였다. 타율은 2할7푼4리에 머물렀지만 홈런을 20개나 기록하며 82타점을 기록했다. 심우준은 빠른 발로 골든글러브를 노려볼 수 있을 듯. 올해 타율 2할3푼5리에 머물렀지만 35도루를 기록해 도루왕에 올랐다. 도루왕이라고 해도 갯수가 좀 적었고 타격이 받쳐주지 못했다. 타격의 정확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김하성이 떠난 히어로즈의 유격수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김혜성도 눈여겨 볼만하다. 2017년 2차 1라운드로 입단한 유망주로 그동안 외야수까지 맡는 등 여러 포지션에서 백업으로 활약했다. 지난해 타율 2할8푼5리, 7홈런, 61타점, 25도루를 기록했다. 유격수로서 포지션이 고정되면 더 안정된 모습을 보일 수 있을 듯.
베테랑 김재호도 아직은 빼놓을 수 없는 후보. 지난해 35세의 나이에도 안정감 있는 수비 실력을 보여줬고, 타격에서도 타율 2할8푼9리의 정확성을 기록했다.
새로운 유격수 황금 장갑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흥미있는 대결이 예상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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