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지난해 KBO리그 수위 타자 경쟁은 '역대급'이었다.
최형우(KIA 타이거즈), 손아섭(롯데 자이언츠),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현 한신 타이거즈) 3명이 정규시즌 끝 무렵까지 엎치락뒤치락 했다. 시즌 막판 9경기 연속 안타를 친 최형우가 최후의 승자가 됐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꾸준하면서도 묵묵하게 팀 중심타자 역할을 하면서 만든 결실이었다. 손아섭이 끝까지 추격했지만, 2리 차이로 고개를 숙였다.
올해도 최형우와 손아섭은 유력한 수위타자 경쟁 후보다. 14시즌 연속 100안타 돌파에 도전하는 최형우의 활약이 주목된다. 투고타저 시즌이었던 2019년에도 타율 3할, 137안타를 만들었던 최형우는 반발력이 조정된 공인구에 완벽히 적응한 지난해 타율 3할5푼4리, 185안타를 쳤다. 안타 부문에선 커리어 하이였던 2016년 삼성 시절(195안타)와 단 10개 차이.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돋보인 활약상이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3년 총액 47억원의 FA 계약을 한 최형우에 쏠린 기대는 더욱 커졌다.
또 다시 2인자에 머물렀던 손아섭은 다시 한번 타격왕에 도전하는 시즌이다. 손아섭은 190안타(타율 3할5푼2리)를 치면서 11시즌 연속 120안타를 돌파했다. 장타 욕심을 버리고 출루에 포커스를 맞췄고, 이를 통해 지난 시즌 내내 월간 타율 3할을 유지했다. 지난 시즌의 감각을 유지한다면 올해도 충분히 수위 타자 경쟁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 좌완 투수 상대 타율이 2할4푼5리로 약점을 보인 부분이나, 체력부담은 변수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는 이들을 위협할 유력한 주자다. 2017년 데뷔 후 지난해까지 4시즌 연속 160안타를 돌파하면서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 중 한 명으로 우뚝 섰다. 두 자릿수 홈런에 장타율 0.524로 장타력까지 입증하는 등 발전을 멈추지 않고 있는 그의 행보는 타격왕 자리를 넘보기에 충분하다. 1994년 타격왕 자리에 올랐던 아버지 이종범(현 LG 트윈스 코치)과 함께 KBO 첫 부자(父子) 타격왕의 역사에 도전한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두산 베어스)는 이런 토종 선수들의 타격왕 경쟁을 위협할 강력한 대항마로 꼽힌다. 2019년(197안타)에 이어 지난해 199안타로 또다시 최다 안타 부문 1위에 올랐지만, 타율이 3할4푼에 그치면서 타격왕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 중 한 명이었던 로하스가 떠난 가운데 KBO리그 3년차 시즌을 맞이하는 페르난데스가 200안타 달성 및 타격왕 등극을 이룰지 관심이 쏠린다.
KBO리그 내에 외국인 타격왕은 2004년 클리프 브룸바(현대 유니콘스), 2015년 에릭 테임즈(NC 다이노스) 단 두 명뿐이었다. 올해도 토종 선수가 자존심을 지킬지, 외국인 선수가 새 역사를 쓸지 지켜볼 일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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