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마치 10년전 우리를 보는 것 같아요."
두산 베어스 캠프에 경쟁의 바람이 분다. 지난 몇년간 백업, 신인급 선수들에게 두산 야수진은 철옹성과도 같았다. 그만큼 기존 주전들의 벽을 뛰어넘기가 쉽지 않았다. 내야와 외야를 가릴 것 없이 주전과 비주전의 경계가 워낙 확고했고, 비주전 선수들에게는 출장 기회가 주어지기 힘든 상황이었다. 가끔씩 기회가 생기더라도 그 기회에서 돋보이는 선수가 매우 드물었다. 또 주전 선수들의 실력이 확실히 앞서있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두산 내야에는 드디어 기회가 찾아왔다. 1루수 오재일, 2루수 최주환이 타 팀으로 이적하면서 새로운 선수들이 주전을 꿰찰 수 있는 찬스가 만들어졌다. 자연스럽게 선수들의 의욕도 넘친다. 상무 입대를 앞둔 이유찬을 제외하고, 서예일 박지훈 신성현 황경태 김민혁, 고졸 1차지명 신인 안재석과 이적생 박계범, 강승호까지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현재 경기도 이천에서 진행 중인 두산 캠프에 활력을 넣는 선수들이기도 하다.
후배들의 경쟁 구도를 지켜보는 유격수 김재호는 "10년전 우리를 보는 것 같다. 그때도 저와 오재원, 이원석 등을 시작으로 나중에는 허경민, 최주환까지 내야 자리를 차지 하기 위해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입장이었다"면서 "그 속에서 누가 살아남느냐는 본인들이 하는 것에 따라 달려있다. 그래도 후배들에게는 찬스라고 생각한다. 10년전 우리가 그랬듯이"라며 응시했다.
주전 선수들의 기량이 떨어져도, 새롭게 등장하는 신예들의 활약은 그동안 두산의 '화수분 야구'를 지탱하는 원천이었다. 과거 손시헌, 고영민이 있었다면 그 후에는 김재호, 오재원 그리고 최주환이 있었고, 이제는 또 다음 세대 교체를 기다리고 있다. 자연스러운 주전 경쟁 기회는 지금까지 두산이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게끔 만드는 힘이기도 했다.
김태형 감독은 아직 아무런 확답을 주지 않았다. 누가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는지, 누가 시즌 초반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도 전혀 힌트가 없다. "캠프는 감독이 지켜보는 기간"이라고 강조한 김 감독의 말처럼, 스프링캠프와 시범 경기까지 거친 후에야 본격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모처럼 찾아온 기회는 솟구치는 에너지를 만들어냈다. 기존 주전 선수들도 긴장하고, 백업 선수들에게는 희망이 생기는 시기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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