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프로 4년차에 마침내 껍질을 깨고 나왔다. 모두를 놀라게 했던 전체 1픽. 역대 V리그 신인 드래프트 1픽 중 최단신(1m67). 여자프로배구 GS칼텍스 한수진이 어깨를 짓누르던 부담감을 마침내 털어냈다.
차상현 감독은 주전 라인업은 물론 벤치까지 강한 팀을 추구한다. '명장병'이란 비아냥도 개의치 않고 다양한 선수를 활용하고자 애쓴다. 올시즌 '소소자매' 이소영-강소휘의 뒤를 받친 조커 유서연, 안혜진 이원정의 투 세터, 그리고 한다혜 한수진의 투 리베로 체제가 대표적. 다양한 선수들을 활용함으로써 부상에도 대비하고, '웜업존 분위기가 좋은 팀'을 만들기 위해서다. 거듭된 부상에도 한때 승점 12점 차까지 앞서가던 흥국생명을 기어코 따라잡은 원동력이다.
차 감독은 올시즌 가장 많이 성장한 선수로 망설임 없이 한수진을 꼽았다. 2017~2018시즌 신인 드래프트 당시 GS칼텍스의 최대 약점은 센터진이었다. 이해 신인왕은 흥국생명이 지명한 센터 김채연이다. 그 외에도 이원정 김주향(IBK기업은행) 김다인(현대건설) 등 각 팀에서 활약중인 선수들이 있었다. 하지만 차 감독은 과감하게 '수원의 배구천재' 한수진을 뽑았다. 수원전산여고에서 보여준 멀티 포지션 능력을 높게 평가한 소신픽. 한수진 본인도 예상치 못했던 1픽이었다.
데뷔 시즌 선발 세터로 전격 기용됐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실패였다. GS칼텍스는 봄배구에도 오르지 못했다. 리베로 전환 후에도 좀처럼 안정감을 찾지 못한 채 두 시즌을 더 보냈다. 2019~2020시즌에는 원포인트 서버까지 입지가 밀려났다. 팬들의 원망과 한숨이 쏠렸다. 전체 1픽이 아니었다면 받지 않았을 주목도와 부담감이었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리시브는 안정감이 좋은 베테랑 한다혜가 맡지만, 디그(GS칼텍스 서브시) 상황에서는 운동능력이 좋은 한수진이 나선다. 빠른발과 역동적인 몸놀림을 앞세워 수준급 리베로로 도약했다. 세터를 겸한 경험을 살려 리베로의 덕목인 2단 연결도 안정적. 넓은 활용폭에 주목한 차 감독의 선택이 이제야 빛을 발하고 있는 것. 선수단 전체에서 차 감독에게 '가장 많이 혼난 선수'였지만, 이젠 당당한 주전급 리베로로 거듭났다.
차 감독은 "그 동안은 잠재력을 잘 발휘하지 못했는데, 이제 스스로의 불안감을 깨고 나왔다. 자신감이 붙어서 이제 나와 얘기할 때도 주눅들지 않고 편안하다"면서 "본인도 이제 배구를 즐기고 있다. 올시즌 보여주는 모습은 정말 만족스럽다. 앞으로도 발전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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