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1회 교체된 선발투수가 다시 등판한다. 아웃카운트 3개를 마치지 않았지만 이닝이 끝난다. 정규이닝이 끝나도 양팀 합의하에 연장전을 이어간다.
야구 규칙상 불가능한 일이다. 정규시즌에는 볼수 없는, 시범경기만의 독특한 매력이다.
계속되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2021시즌에도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는 파행운영되고 있다. 경기수가 예년보다 줄어든 28경기인데다, 5~7이닝 단축 경기로 치러진다.
하지만 김광현이 선발등판한 4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뉴욕 메츠는 보다 많은 투수들의 컨디션 체크를 위해 사령탑간의 합의를 거쳐 9회까지 경기를 치렀다.
이날 선발로 나선 김광현은 당초 2이닝 35구가 예정돼있었다. 하지만 등판과 함께 컨디션 난조가 찾아왔다. 첫 타자 케빈 필라에게 허용한 3루타를 시작으로, 아웃카운트 1개를 잡는 사이 4피안타 1볼넷으로 3실점하며 난타당했다. 결국 두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한채 교체됐다. 마운드에 오른 마이크 실트 감독은 김광현 대신 앙헬 론돈을 마운드에 올렸다. 교체 당시 김광현의 투구수는 27개. 1사 1, 2루에서 등판한 론돈은 실점 없이 후속타를 깔끔하게 끊어냈다.
김광현은 올시즌 세인트루이스 3선발로 사실상 확정된 상황. 보다 디테일한 컨디션 체크가 필요했다. 예정 투구수도 좀 남아있던 상황. 실트 감독은 2회초 다시 김광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타 포지션으로 빠져있던 상황도 아닌 터라 야구 규칙에 어긋나는 행위지만, '컨디션 관리'에 초점을 맞춘 시범경기라서 가능했던 운영의 묘다.
하지만 김광현은 좀처럼 컨디션을 되찾지 못했다. 첫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앞서 3루타를 허용했던 필라에게 다시 볼넷을 내줬다. 필라는 좌익수 오스틴 딘의 낙구 에러 때 홈을 밟아 김광현의 실점을 '4'로 늘렸다.
실트 감독은 다시 마운드에 올라 김광현을 내려보냈다. 아웃카운트 2개가 모두 삼진인 점이 위안. 경기 후 김광현은 "밸런스가 잘 맞지 않았다. 컨트롤도 안 좋았고, 구속도 안 나왔다"며 속상해했다. 총 투구수는 39개.
그런가 하면 이날 3회말에는 아웃카운트와 상관없이 이닝이 종료됐다. 메츠가 선발 제라드 아이크호프에 이어 투입한 두번째 투수 제이콥 반스의 난조 때문이다.
반스는 볼넷과 몸에 맞는 볼로 위기를 자초했고, 이후 앤드류 니즈너의 우익선상 역전 2루타, 레인 토마스의 3유간 안타, 저스틴 윌리엄스의 적시타, 존 노고스키의 볼넷이 이어졌다. 결국 메츠 측의 요청으로 3회는 더이상의 진행없이 이닝이 종료됐다. 이날 경기는 세인트루이스의 14대9 승리.
같은날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밀워키 브루어스 전 역시 8회까지 진행했다. 샌디에이고의 준비된 마지막 투수 제임스 리브스가 3안타 2볼넷으로 3실점하며 무너지자, 밀워키와의 합의 하에 8회를 마무리했다. 밀워키는 더이상의 공격 없이 이닝을 끝낸 뒤 , 마지막 수비를 하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밀워키가 8대5로 이겼다.
이날 김하성은 2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MLB 시범경기 돌입 이래 첫 볼넷이다. '22세 괴물'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도 이날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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