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라미란(46)이 데뷔 16년 만에 첫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소감을 전했다.
제41회 청룡영화상에서 코미디 영화 '정직한 후보'(장유정 감독, 수필름·홍필름 제작)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라미란. 그는 '윤희에게'(19, 임대형 감독)의 김희애, '디바'(20, 조슬예 감독)의 신민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20, 김용훈 감독)의 전도연, '82년생 김지영'(19, 김도영 감독)의 정유미 등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올해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2005년 개봉한 영화 '친절한 금자씨'(박찬욱 감독)로 데뷔한 이후 올해 16년 차를 맞은 라미란은 "예상보다 너무 일찍 상이 온 게 아닌가 싶다. 나는 인생을 살면서 상 복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소원'으로 조연상을 받았을 때 '나한테 왜 이러세요'라는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정말 그때도 '왜 내가 상을 받았지?' 싶었다. 그때는 얼떨떨하기도 했고 다른 시상식에서 '다음에 주연상 받으러 올게요'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는데 그 말을 한 뒤 어찌나 민망하던지 부끄러웠다. 이번 청룡영화상도 마찬가지였다"며 고백했다.
이어 "수상을 발표하기 전 후보 5명을 화면에 5분할로 보여주지 않나? 그때도 나 혼자만 신났더라. 시상식이 끝난 뒤에 내가 한 수상 소감 영상을 다시 봤는데 정말 나는 너무 아무 생각 없이 간 것 같더라. 그도 그럴 것이 함께 오른 후보들 전부 누가 봐도 탐낼 만한 배우들 아닌가? 누가 받아도 이견 없는 느낌의 후보들이었다. 나는 누가 받아도 박수 치고 축하하러 가야지 싶었는데 갑자기 시상자가 '정직한 후보'를 외쳐서 멍해졌다. 무대까지 올라가는데 눈물이 흘러서 난감했다. 안 울려고 내 이마를 손으로 세 번 치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곱씹었다.
무엇보다 라미란은 "상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다. 상을 받으면 정말 좀 부끄러워진다. 다시 받으러 오겠다고 말은 했지만 너무 부끄러운 일이었다. 늘 마음속으로는 '그만 주셔도 됩니다' '한 시절 충분히 해 먹었습니다'며 일부러 스스로 누르려고 노력한다. 물론 상을 받으면 기분은 좋다. 다만 상에 의미를 다른 곳에서 찾으려고 한다. 오히려 주변 후배들이 내가 받은 상에서 의미를 찾고 있는 것 같다. '언니가 받은 상을 보면서 위로가 됐다' '나도 희망을 가져보려고 한다'라는 말을 들었다. 요즘엔 후배 동생들로부터 '선구자 라미란'이라는 세뇌를 당하고 있다. 그래서 또 상을 받으러 가야 할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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