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고양 오리온이 벼랑 끝에서 살아났다.
오리온은 14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인천 전자랜드를 89대67로 대파했다. 앞서 고양 홈에서 열린 1, 2차전을 모두 내주며 탈락 위기에 몰렸던 오리온은 이날 승리로 기사회생했다. 반대로 6강 플레이오프 3연승 조기 마감을 노리던 전자랜드는 부담스러운 4차전을 맞이하게 됐다.
사실 오리온엔 호재가 없는 경기였다. 주포 이승현의 공백을 느끼며 1, 2차전을 허무하게 내주고 말았다. 팀 분위기가 바닥을 칠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 희망은 이승현이었다. 발목을 크게 다친 이승현이 3차전 출전 의지를 내비쳤다. 이승현이 온다면 오리온에는 마지막 희망일 수 있었다. 하지만 강을준 감독이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 이승현이라는 선수, 그리고 한국 농구의 미래를 위해 위기 상황에서도 그를 출전시키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미 2번을 진 선수들이 의욕을 더 잃을 수 있었지만, 강 감독이 마지막으로 믿는 구석이 있었다. 바로 홈같은 원정 경기라는 점이었다.
오리온은 이번 정규리그에서 전자랜드를 6번 만나 4번 이겼다. 특히 인천 원정 경기는 3전승이었다. 자신들의 2패도 홈에서 당한 것이었다. 강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정규리그 때 두 팀의 홈이 바뀐 것 아니냐고 했었다. 서로의 원정지에서 슛이 터졌다. 그 강점을 살려보겠다. 이긴다는 계산을 하고 왔다"고 했는데, 허언이 아니었다.
오리온은 1쿼터 시작하자마자 허일영이 연속 미들슛 득점을 하는 등 앞서나갔다. 1쿼터 종료 때는 한호빈이 기분 좋은 버저비터 3점도 성공시켰다. 2쿼터에는 주춤했지만, 3쿼터 대폭발했다. 2쿼터 수비 실수로 강 감독에게 호되게 혼났던 이대성이 3쿼터 3점슛 3개 포함 11득점을 몰아치며 속죄했다. 디드릭 로슨도 3점슛 2개를 곁들이며 혼자 15점을 쌓았다. 오리온이 3쿼터 성공시킨 3점슛만 7방. 점수 차이가 단숨에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3쿼터 종료 스코어가 69-51 오리온의 리드. 전자랜드는 이미 전의를 상실했다. 4쿼터는 양팀 모두 주요 선수들을 빼고 경기를 끝마쳤다.
오리온은 전반 허일영(16득점) 한호빈(11득점)이 공격을 이끌었고 후반에는 이대성(17득점)과 로슨(24득점)이 쐐기를 박았다. 강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하는 데빈 윌리엄스(4득점)는 여전히 부진했지만, 나머지 동료들이 그 공백을 메웠다.
오리온이 이날 3점슛 11개를 터뜨리는 동안, 전자랜드는 22개 시도 중 단 3개만을 성공시키는 극악의 부진을 보였다. 혼자 20득점을 한 조나단 모트리를 빼고 전 선수가 약속이나 한 듯 침묵에 빠졌다. 따라갈만하면 나온 12개의 실책이 전자랜드의 발목을 잡았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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