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10명 중 8~9명은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KT 위즈 배제성은 지난 3월 25일 한화 이글스와의 시범경기 등판을 마치고 가진 인터뷰에서 "소형준이 올시즌 고전할 것"이란 전망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투수들 대부분이 겪는 2년차 징크스에 관한 얘기였다.
배제성은 "나도 2019년 좋은 퍼포먼스를 보였지만, 시즌이 끝나고 어깨 통증이 있어 훈련을 제대로 못한 때문인지 작년에 힘들었다. 코치님들한테 얘기는 들었기 때문에 2년차라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다"면서 "형준이도 코치님들이 얘기를 해주셨겠지만, 스스로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좋겠다. 물론 다들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소형준은 지난해 26경기에서 13승6패, 평균자책점 3.86의 성적으로 신인왕에 올랐다. 류현진 이후 처음으로 굵직한 대형 투수가 나타났다며 KBO리그가 들썩였다. 그러나 올시즌 출발이 좋지 않았다. 3경기에서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5.52를 마크했다.
소형준은 팀내 두 외국인 선수의 컨디션이 여의치 않아 지난 4일 한화 이글스와 개막전에 선발로 나섰다. 5⅔이닝 5안타 2볼넷 2실점으로 나쁘지 않은 투구를 했지만, 10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이닝 6안타 5볼넷으로 4실점하더니 지난 16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수원경기에서는 5이닝 6안타 3실점으로 또다시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소형준은 지난해에도 시즌 초반 들쭉날쭉했으나, 올해는 그 의미가 다르다. 풀타임 한 시즌을 경험한 만큼 적응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이강철 감독도 시즌 전 스프링캠프에서 "형준이가 올해는 좀 힘들 수 있다. 작년처럼은 아니지만 (이닝)관리가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2년차 징크스를 언급한 것이다.
16일 키움전서 소형준의 공을 받은 주전 포수 장성우는 "작년처럼 긴 시즌을 보낸 건 처음 아닌가. 2년 전 제성이도 마찬가지였다. 작년엔 스피드도 빨랐는데 캠프 때 감독님이 '형준이가 많이 힘들거다'고 말씀하셨다. 스피드도 많이 안나고 힘이 떨어질 거라는 말씀이셨다"며 "그런 걸 감안하고 경기를 해야 된다. 기술적 문제는 없다. 충분히 선발로 능력있는 선수라 헤쳐 나갈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했다.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스피드 저하에 관한 우려를 나타냈다. 올해 소형준의 직구 스피드는 평균 141.7㎞로 지난 시즌과 비교해 2㎞ 정도 줄었다. 특히 키움전서는 최고 구속이 140㎞에 머물렀다. 평소보다 5~6㎞가 덜 나온 것이다.
소형준 뿐이 아니다. 지난해 소형준과 신인왕 경쟁을 벌인 LG 트윈스 이민호도 18일 시즌 첫 등판서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3⅓이닝 동안 8안타 3볼넷을 내주고 6실점하는 부진을 겪었다. 직구 구속은 최고 148㎞, 슬라이더도 140㎞를 찍었으나, 제구가 엉망이었다. 2회에만 6실점하는 과정에서 두 구종이 한복판으로 쏠리면서 난타를 당했다. 정면 승부를 즐기는 투수지만, 공끝과 제구가 받쳐주지 못했다.
이민호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허리 통증이 도져 시즌 합류가 늦어졌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나타난 피로 누적 후유증이었다. 시즌 준비가 온전할 리 없었다. 류지현 감독은 시즌 전 "민호는 작년과 달리 정상 로테이션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부상 관리가 중요하다"고 했다.
두 선수가 구속이든 제구든 뜻대로 되지 않는 점에 대해 2년차 징크스로 보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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