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프로 구단의 막내였던 제자가 이제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당당하게 공을 던졌다. '스승'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양현종(33·텍사스)은 6일(이하 한국시각)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와 3⅓이닝 4피안타 8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양현종의 꿈이 현실로 된 순간이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 도전으 선언한 양현종은 스플릿계약으로 메이저리그 보장을 받지 못한 채 텍사스행을 결정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등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양현종은 개막 엔트리에는 포함되지 못한 채 예비 전력으로 원정경기에만 동행했다.
묵묵히 몸을 만들던 양현종에게 빅리그 콜업 기회가 찾아왔고, 두 차례 구원 등판 뒤 마침내 선발로 나서게 됐다. 총 66개의 공을 던진 양현종은 8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등 메이저리그 타자를 상대로도 위력을 한껏 뽐냈다.
양현종의 소식에 '옛 스승' 이강철 KT 감독도 활짝 웃었다. 이강철 감독은 양현종이 프로에 와서 가장 만난 스승이다. 양현종이 2007년 KIA 타이거즈 입단 당시 이강철 감독은 투수코치로 있었다.
지난해 팀은 달랐지만, 양현종은 KT와의 경기가 있을 때면 이강철 감독을 찾아가 먼저 인사를 하곤 했다.
이강철 감독은 6일 키움 원정 경기를 앞두고 양현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아직 (양현종의 경기를) 못 봤고, 기사만 읽었다"라며 "엄청난 부담이 있었을 것이다. KBO리그에서 톱 클래스 선수로 있다가 메이저리그로 가면서 사람들의 기대감에 대한 스트레스, 메이저리그 첫 선발이라는 부담이 컸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삼진 8개를 잡은 걸보니 자기 공을 던진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아울러 이 감독은 "긴 이닝을 못 던져 아쉬웠겠지만, 아마 메이저리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본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계속해서 (선발 투수로) 갔으면 한다"고 바랐다.
성장한 제자의 모습에 이강철 감독은 첫 만남을 잠시 회상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2007년부터 돌아보면 세월이 많이 흘렀고, 잘 성장한 거 같다"라며 "메이저리그에서 던지는걸 보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흐뭇한 마음을 내비쳤다.
이강철 감독은 "같은 현역이면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모습이 부러웠을 거 같은데, 지금은 뿌듯하다. 좋은 선수로 성장하는 사실 자체가 기분 좋다"라며 "KBO리그에 있을 때와 비슷하게 던진 거 같다. 제구만 되면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미소를 지었다.
고척=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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