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지난 9일 대구 롯데전. 삼성 라이온즈 깜짝 해결사는 포수 김민수(30)였다.
6-6 동점 상황. 마무리 오승환이 등판할 수 없는 불안한 불펜 싸움이 이어지던 8회말 1사 1루.
김민수는 롯데 투수 구승민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146㎞ 낮게 제구 잘 된 몸쪽 패스트볼을 거침 없이 당겼다. 시원스레 뻗은 타구는 120m를 비행해 왼쪽 담장을 훌쩍 넘었다.
8대6 승리를 이끈 결승 투런홈런. 1승1패로 팽팽하던 주말 시리즈를 위닝으로 끝낸 천금 같은 한방이었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한 듯 김민수는 멋진 '배트플립(빠던)'을 하고, 오른손을 번쩍 치켜든 뒤 다이아몬드를 돌았다. 동료들의 격한 환호 속에 인형을 팬에게 던져준 김민수. 카메라의 클로즈업 속에 덕아웃으로 향하던 그는 느닷없이 오른 팔뚝을 접었다. 상대팀 롯데의 '알통 세리머니'를 연상케 했던 동작.
김민수의 돌발행동에 파안대소한 선수는 강민호였다. 덕아웃에 들어오는 김민수를 향해 함박미소를 지으며 이유를 물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사연은 이랬다.
이날 경기는 치열한 공방전 속에 전개됐다.
삼성이 2회까지 2-0으로 앞섰지만, 3회초 동점, 5회초 2-3 역전을 허용했다. 5회말 바로 6-3으로 뒤집었지만, 6회초 또 다시 6-6 동점을 허용했다.
그만큼 롯데 타선도 활발했다.
6회 마차도와 정 훈의 연타석 홈런 등 홈런 3방을 날리며 삼성을 강하게 압박했다. 롯데 선수들은 안타를 치고나면 어김 없이 약속된 '알통 세리머니'를 했다.
허리 통증으로 벤치를 지킨 강민호. 손에 땀을 쥐고 경기를 지켜보던 그의 눈에 절친한 옛 동료들이 가득한 친정 롯데의 독특한 세리머니가 포착됐다. 장난 삼아 덕아웃에서 '알통 세리머니'를 따라해 보기도 했다.
그 모습을 또 유심히 지켜보던 후배가 있었다. 김민수였다.
포수로서 모든 것을 먼저 이룬 롤 모델 선배. 김민수에게 강민호는 늘 닮고 싶은, 살아있는 우상 같은 존재다. 일거수 일투족이 배울 점이라 그의 시선도 자연스레 선배 주위에 자주 머문다.
결승 홈런을 날리고 덕아웃으로 돌아오다 카메라와 눈이 마주친 김민수는 문득 강민호 선배가 따라하던 세리머니를 떠올렸다.
"강민호 선배님이 덕아웃에서 알통 세레머니를 하시길래요. 그냥 한번 따라해 봤습니다."
롯데 표 알통 세리머니가 엉뚱하게 삼성 덕아웃 앞에서 재생된 사연. 전염성 강한 세리머니의 우연한 전파. 매개 선수는 바로 강민호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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