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깜짝 데뷔전을 치른 삼성 라이온즈 특급 루키 이승현(19).
강렬한 모습으로 코칭스태프에게 새로운 고민거리를 안겼다. 2군으로 돌려보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다.
이승현의 데뷔 첫 콜업. 당초 일요일인 16일까지 시한부였다.
라이블리의 갑작스러운 이탈이 없었다면 이승현의 콜업도 없었다.
라이블리는 지난 11일 수원 KT전에 선발 등판 했다가 갑작스러운 어깨 통증으로 바로 교체되며 등록 말소됐다. 심각한 부상이 아니라 한 턴만 거르고 열흘 후 복귀하기로 했다.
당초 라이블리 턴인 16일인 임시선발 데이. 삼성 허삼영 감독은 "퓨처스리그에서 1명을 발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승민 허윤동, 2년 차 좌완 듀오 중 하나가 유력하다.
그 사이 잠시 엔트리 한자리가 비었다. 기왕이면 숨 가쁘게 돌아가는 불펜 과부하를 덜어줄 투수가 필요했다.
고심 끝 허삼영 감독의 선택은 이승현이었다.
KIA 이의리, 롯데 김진욱과 달리 최대한 실전을 늦춘 채 착실히 준비해온 특급 좌완 루키. '1군에서 볼 때가 됐다'는 판단이었다.
허 감독은 이승현을 콜업한 지난 12일 "퍼포먼스를 1군에서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상황이 되면 등판시킬 생각이다. 그 정도 능력이면 1군 무대에서 기대감 있다"며 기회를 줄 뜻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매 경기 타이트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루키가 나설 만한 편안한 상황이 만들어 지지 않았다.
1군에 머무를 시간이 단 이틀 밖에 남지 않았던 14일 잠실 LG전. 허삼영 감독이 용단을 내렸다.
3-4로 한점 뒤진 박빙의 8회말, 4번째 투수로 이승현을 잠실 마운드에 올렸다. 최근 잇단 접전으로 불펜 필승조의 피로가 누적된 상황. 어차피 결과를 장담하기 힘들었다.
비록 힘든 상황이지만 팀의 미래를 책임질 루키의 그릇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모험의 결과는 달콤했다. 이승현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날 뷰캐넌을 상대로 멀티히트와 타점을 기록하며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하던 이천웅을 상대로 초구부터 150㎞ 강속구를 과감하게 꽂아 넣었다. 피해가지 않았다. 3타자를 상대로 2K 퍼펙투. 13구 중 무려 10개가 스트라이크일 만큼 배짱도 제구도 훌륭했다. 이천웅을 땅볼, 문보경 김민성을 연속 삼진 처리한 뒤 관중석과 벤치 선배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돌아왔다. 속전속결, 쾌도난마였다. 최고 152㎞가 전광판에 선명하게 찍혔다. 높은 타점에서 날카롭게 떨어지는 슬라이더와 커브의 날카로운 각도가 묵직한 패스트볼과 조화를 이뤘다.
기대보다 훨씬 더 강력했던 첫 퍼포먼스. 1군에 머물 만한 실전용 투수임을 제대로 입증하는 순간이었다.
놀라움을 눈으로 확인한 코칭스태프도 고민에 빠졌다. 일요일 경기 전까지 2군에 내린다는 계획. 수정이 불가피 해졌다. 등록 말소 선수를 제로베이스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할 상황이다.
노성호의 부상이탈로 삼성 마운드에는 좌완 파이어볼러가 전무하다. 불펜 좌완도 임현준이 유일하다. 이승현이 불펜에 남아 필승조급 실력을 보여준다면 우완-좌완-언더의 구색도 좋아진다.
벤치구상을 단숨에 뒤흔들며 등장한 이승현의 파란. 그는 1군에 오래 남아 무시무시한 퍼포먼스를 이어갈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잔류 가능성이 99%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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