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 라이온즈 우익수 구자욱(28)의 수비 실수가 설왕설래다. 타구가 조명탑에 사라지면서 볼을 뒤로 놓치는 희귀한 장면이 1주일새 두 차례나 반복됐다. 외야 수비 실수는 무조건 장타다. 결정적이다. 공교롭게도 구자욱의 두 차례 실수는 패배에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했다.
구자욱은 지난 14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3-3 동점 상황에서 LG 정주현의 타구를 잡으려다 몸을 비틀며 쓰러졌다. 타구는 3루타. 이후 삼성은 실점하며 3대4로 졌다. 지난 11일에도 구자욱은 수원 KT 위즈전에서 6-4로 앞선 6회말 무사 1,2루 위기에서 신본기의 타구를 잡으려다 주저 앉았다. 이 경기 역시 삼성은 6대9로 졌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조명탑에 숨는 타구를 잡기 위한 맞춤형 훈련은 불가능하며 선수가 바라보는 각도라든지 다른 방안을 준비해야한다고 했다. 류지현 LG 감독은 "우리 입장에서는 다소 행운"이라면서도 "잠실을 홈으로 쓰고 있어 시즌전에 어느 정도 준비를 한다"고 했다.
근본적으로 구자욱 입장에서는 불운이다. 문제는 딱히 해결방안이 없는데다 중요한 순간에 나오다보니 선수가 과도한 부담을 가질 수 있다.
삼성 구단 고위관계자는 난감하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말하기 조심스럽다. 집중력이 필요한 부분인 것 같다. 본인이 더 안타까워하고, 가슴아파한다. 마음에 두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선글라스로는 해결이 안되는 것으로 안다. 선글라스를 쓰는 것만으로 해결된다면 간단한 일이다. 언제 일어날 지 모를 일 때문에 평상시 집중해야할 부분에서 집중을 못하거나, 실력발휘를 못하면 안된다. 선수가 덜 의식하며 감각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으면 한다. 좀더 편한 마음가짐도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구자욱이 외야 수비가 아주 능한 선수는 아니다. 그렇다고 외야 수비가 형편없지도 않다. 구자욱은 고교때까지는 내야수, 삼성 입단 시절에도 내야수였지만 이후 외야로 전향했다. 발이 빠르고 어깨도 좋다. 다만 벤치에서 구자욱의 외야타구 처리를 바라볼 때 불안할 때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수비 보안에 늘 신경을 쓰고 있다.
조명탑 타구는 따로 훈련이 불가능하고, 매경기 딱 그 각도에 타구가 자주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1년에 몇 번 나올까 말까한 상황이다.
최근 방망이가 주춤하고 있지만 구자욱은 삼성 타선의 핵심이다. 시즌 초반 삼성의 선두질주에도 큰 힘을 보탠 바 있다.
삼성의 진짜 걱정은 구자욱이 약간이라도 의기소침할까 하는 부분이다. 평상시대로 경기에 임하되 미세한 수비움직임 변화만 줘도 극복이 가능하다는 것이 구단 판단이다. 코칭스태프에서도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잠실=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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