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제100회 전국체전 자유형 레이스 직후 '수영 레전드' 박태환을 향해 구름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박태환이 활짝 웃으며 수영장 저편을 가리켰다. "저기 저 잘하는 고등학생 선수 인터뷰하셔야 할 것 같은데요." 그날 '매의 눈' 월드클래스 박태환이 한눈에 알아본 '고등학교 선수'는 바로 도쿄올림픽 최고의 기대주로 급부상한 '2003년생 수영괴물' 황선우(18)였다.
이후 1년반, 황선우의 성장세는 눈부셨다. 지난해 11월 국가대표 선발전 자유형 200m에서 사상 첫 세계주니어신기록(1분45초92)을 수립하며 세계 수영계를 놀라게 하더니 도쿄올림픽을 불과 두 달 남짓 앞두고 열린 선발전에서 또 한번 사고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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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우는 15일 제주종합경기장 실내수영장에서 펼쳐진 도쿄올림픽 경영 국가대표 선발전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48초04초, 1위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지난해 11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박태환의 48초42를 0.17초 앞당긴 48초25로 첫 '한국신기록'을 찍은 지 불과 6개월만이다. 도쿄올림픽 자격기록(Olympic Qualifying Time·OQT, A기준기록)은 48초57. 선발전 예선에서 이미 48초38로 OQT를 훌쩍 뛰어넘더니 결승서 무려 0.34초를 줄여냈다.
이 종목 아시아최고기록은 중국 닝쩌타오가 보유한 47초65, 세계최고기록은 세자르 시엘류(브라질)의 46초91이다. 올 시즌 세계 최고 기록은 클리멘트 콜레스니코프(러시아)가 기록한 47초31. 이날 황선우의 48초04는 올 시즌 세계랭킹 7위에 해당하는 호기록이다. 철도 씹어먹을 나이, 눈부신 상승세로 미루어 한국선수 최초 47초 벽을 깨는 건 시간 문제라는 평가다.
이 페이스라면 생애 첫 도쿄올림픽에서 한국선수 누구도 이루지 못한 자유형 100m결승행도 가능하다. 자유형 100m는 그동안 아시아 선수들에겐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었다. 역대 세계선수권에서 남자 자유형 100m 시상대에 선 아시아 선수는 2015년 러시아 카잔 대회 금메달리스트인 닝쩌타오가 유일했다. 최단거리부터 최장거리를 모두 뛰되, 자유형 200-400m에 집중했던 '전천후 선수' 박태환도 올림픽에서 100m 결승 무대는 밟지 못했다. 황선우가 도쿄에서 이 어려운 일에 도전한다. '한국신' 직후 황선우는 "100m에서 47초대 벽을 깨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패기만만한 각오를 전했다.
황선우의 이번 기록은 리우올림픽 기준 결승 7위 기록. 스포츠에서 가장 무서운 게 '기세'다. 현장 수영인들도 "한계를 모르겠다"고 입을 모은다.
16일 이어진 자유형 200m 결승서도 황선우는 자신의 주니어세계신기록을 경신하는 '괴력'을 뽐냈다. 1분44초96. 2003년 5월 21일생 황선우가 18세 생일을 닷새 남기고 또다시 자신의 주니어세계신기록을 경신했다. 2019년 8월 23일 대통령배 대회에서 1분51초86을 기록했던 선수가 불과 1년 3개월만에 '6초'를 줄여내더니, 6개월만에 이를 또다시 1초 가까이 경신했다. 스물한 살의 박태환이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3관왕 당시 작성한 1분44초80, 11년만의 한국신기록 경신을 불과 0.16초 차로 놓쳤다. 박태환이 '우상'이고, 마이클 펠프스가 '롤모델'이라는 '18세 소년'의 첫 올림픽, 한국 스포츠계가 다시 희망으로 설레기 시작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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