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이른 더위 속에 방망이까지 달궈지는 걸까.
12일까지 10경기를 치른 한화 이글스는 월간 팀 홈런 부문에서 NC 다이노스와 함께 공동 3위(11개)다. 노시환(21) 조한민(21·이상 3개) 정은원(21·2개) 등 2000년생 3인방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노수광(31) 하주석(27) 라이온 힐리(29)가 각각 1개의 홈런으로 뒤를 따랐다. 이들의 활약 속에 한화는 지난 4월 기록했던 올 시즌 월간 팀 최다 홈런(11개)과 일찌감치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보다 주목할 부분은 장타율. 6월 팀 장타율은 0.396이다. 4월(0.339)과 5월(0.333) 출루율과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더 떨어지는 장타율로 속을 썩었던 모습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물론 한화의 타격이 '천지개벽'한 것은 아니다. 월간 팀 타율은 2할4푼(7위), 타점(38점·8위), 삼진(94개·1위), 잔루(85개·2위) 등 여전히 부진한 지표들이 많다. 그러나 리빌딩 첫 시즌 20대 초반 젊은 타자들을 앞세워 팀을 꾸려온 한화가 앞선 두 달 동안 널뛰는 경기력 속에 갈피를 못 잡던 모습에서 상승 곡선을 그려낸 것만으로도 충분히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만하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결과와 관계 없이 타석 수를 보장하며 '실패할 자유'와 '성장' 등 과정에 초점을 뒀던 뚝심이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리빌딩을 강조했지만, 성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위치임에도 선수들의 방패막을 자처하며 더그아웃 분위기를 이끌어가고 있다.
조니 워싱턴 타격 코치의 지도 효과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 워싱턴 코치는 그동안 타석 별로 타자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분석하며 보완점을 찾는 데 주력했다. 자신만의 스트라이크존 형성과 그에 맞춘 스윙 궤적, 히팅 포인트를 찾을 것을 요구하면서 "가운데"라는 말을 달고 살았다. 기술만큼 멘탈 코칭 비중이 상당했다. 한화 타선의 초반 두 달간 활약상은 이런 행보에 물음표를 달게 했지만, 최근 성적은 본격적인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품게 하기에 충분하다.
수베로-워싱턴 두 지도자의 꾸준함은 한화 타자들의 체질을 서서히 바꿔가고 있다. 앞선 두 달간 최대한 많은 공을 보고자 했지만, 타격 상황에선 공을 맞추기에 급급하면서 정확한 히팅 포인트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대 투수의 유인구에 쉽게 배트를 내밀지 않고 결국 장타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체질 개선에 초점을 둔 한화의 올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행보가 예상됐다. 여전히 성적은 하위권이지만, 예전의 무기력함과는 거리가 멀다. 당장 큰 결실보다 작은 변화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는 게 냉정한 현실. 유의미한 결과물이 하나씩 모이고 있는 한화의 미래는 충분히 주목해 볼 만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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