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처럼 보였다.
SSG 랜더스의 6월, '최대 위기'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았다. 아티 르위키(29)의 퇴출과 '토종 원투펀치' 박종훈(30)-문승원(32)이 동시에 부상을 하면서 선발진 3자리가 비었다. 대체 외인 샘 가빌리오(31)의 합류가 점쳐지는 7월 초까지 선발-불펜 구분이 사라진 마운드가 제대로 버틸지 의문이었다. 하지만 SSG는 큰 연패 없이 상위권 경쟁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최근엔 '운'도 따르고 있다. 지난 8~9일 인천 KT전에서 연패한 SSG는 10일 경기가 우천 취소되면서 하루 휴식을 취했다. KT와의 2연전에서 불펜 투수 대부분을 활용했고, 9일 경기에선 선발 이건욱(26)이 1⅓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장지훈(23)과 김택형(25)은 40구가 넘는 공을 던졌다. 자칫 데미지가 클 수도 있었던 10일 승부를 앞두고 마운드를 적신 비가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12일 인천 키움전에선 4-4 동점이던 9회말 두 개의 실책을 틈타 끝내기 점수를 뽑아내면서 귀중한 승리를 얻었다.
SSG의 6월 투-타 성적은 지표면에선 썩 좋지 않다. 팀 평균자책점은 4.22로 5위, 팀 타율은 2할4푼4리로 6위다. 하지만 마운드는 최소 실점 3위(41점), 타격은 홈런 부문 1위(15개) 등 중요한 포인트에서는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벌떼 마운드가 이닝을 분담하며 야수 도움 속에 실점을 최소화한다. '홈런 공장'으로 불리는 팀 타선은 고비 때마다 한방을 터뜨리면서 승부의 추를 가져오고 있다.
투-타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추신수(39), 김강민(39)을 비롯해 제이미 로맥(36), 정의윤(35), 최 정(34) 등 베테랑들이 더그아웃 안팎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김원형 감독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최지훈(24) 박성한(23) 등 젊은 타자들의 성장도 엿보인다. 선발진 공백 이후 사실상 '강제 2선발'이 된 프로 2년차 오원석(20)은 6월 들어 안정감 있는 피칭으로 기대를 충족시키고 있다. 이런 선수들의 활약이 매번 끈끈한 승부를 만들어내고 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집중력과 의지가 이런 흐름을 만들고 있다고 평가한다. 최근의 결과물을 단순히 '운'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부분이다.
강팀과 약팀의 차이는 위기의 순간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올 한해 농사를 판가름 지을 위기로 지목됐던 6월 현재 SSG가 보여주는 집중력과 결과물은 '되는 집'의 모습이라고 보기에 충분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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