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뽑힐만 하니 (날)뽑았을 거라 생각한다. 오늘 목표는 '대표팀 갈만하네' 소리를 듣는 거였다."
'2021 수퍼루키' 이의리(19·KIA 타이거즈)의 투구는 냉정했다. 하지만 이의리의 가슴과 공끝은 나이에 걸맞게 뜨거웠다.
이의리는 16일 SSG 랜더스를 상대로 5⅔이닝 1안타 10K 호투, 시즌 3승을 달성했다. KIA는 이의리의 호투 속 4회 터진 최원준의 결승타로 2대0 승리를 거뒀다.
최정 로맥 최주환 김강민 정의윤 이흥련 김성현 오태곤까지, 베테랑 거포들이 즐비한 SSG 타선을 거침없이 공략하며 10개의 삼진을 낚아올렸다. 승부처에도 직구를 S존에 과감하게 내리꽂아넣는가 하면, 기회가 닿으면 3구 삼진도 마다하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 만난 이의리는 수줍은 미소를 지으면서도 할말 다하는 당돌함을 드러냈다.
당초 이의리의 선발 등판은 전날로 예정돼있었다. 타이밍상 도쿄올림픽 대표팀 명단 발표 직전의 기막힌 쇼케이스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의리는 "명단은 그 전에 정해진 것으로 안다. 어제 경기는 (그렇게 작용하기엔)너무 늦었을 거라 생각했다"고 답했다.
"오늘 발표난 거 보고 알았다. 궁금하니까 내가 직접 뉴스 찾아봤다. 그리고 오늘 목표는 내가 대표팀 뽑힌 거에 대해 안좋은 시선을 없애는 거였다. 대표팀 갈만하니까 가게 된 거라고 생각한다. '아 뽑힐만하네' 소리를 듣고 싶었다. 106구 던지고도 힘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 대한 집중력은 잃지 않았다. 이의리는 "던질 때는 올림픽 생각 안했다. 오늘의 느낌과 밸런스만 생각했다. 공격적인 투구가 잘 먹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어린 선수답게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게 설레면서도 두렵다. 벌써 내가 던질 시간이 왔나 싶다"는 속내도 내비쳤다.
이의리는 대표팀 선발 소감에 대해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밤 12시에 생일이라고 축하 문자 오고, 오늘 오전 11시에 대표팀 축하문자가 쏟아졌다"며 미소와 함께 감격의 순간을 회상했다.
"내 꿈은 마냥 프로야구 선수가 아니라 국가대표 야구선수였다. 꿈을 이뤘다. 마운드만 올라도 좋다. 기회를 주신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20년 생애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하루다."
광주=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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